원가 상승-소비 침체-수출 감소...섬유 수출 ‘빨간불’

발행 2022년 06월 28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사진제공=게티이미지

 

공급망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각’

미국, 유럽 소비 위축에 수출량 격감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소비 경기 위축에 따른 패션 섬유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부자재, 물류비, 유류비 등의 상승으로 미국, 유럽 등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소비 시장도 점차 얼어붙고 있다. 이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섬유 업계는 이미 그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IMF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해 유가, 원부자재,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공급망 악화, 생산 불안정, 고용불안 등이 동시에 겹치고, 인플레이션이 커지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이런 경우 소비재 지출부터 감소하는데, 1순위가 의류, 신발 등 패션 관련 품목이다.

 

미국 현지 지표도 위기 상황을 드러낸다. 패션 기업의 재고회전율이 종전 일주일에서 최근 40일로 크게 늘었고, 이는 판매율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뜻한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미국의 5월 제조업 업황을 살펴보면 재고 지수는 55.9,수주 잔량 지수는 58.7로, 전월 대비 올랐다. 실제 백화점 등 리테일 매출이 급감하자, 월마트, 타깃 등 대표적인 리테일 기업들의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까지는 수출 물량이 크게 줄지 않아 원부자재 상승에도 사업을 유지할 수는 있었는데, 모든 비용이 상승하고, 수출은 감소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사실상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갭, 올드네이비 등 20여 개 미국 및 유럽 패션 브랜드와 거래 중인 한 섬유 업체는 이번 시즌 오더 상담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수출 비중이 95%에 달한다.

 

또 다른 업체는 “현재 판매율이 고공행진 중인 ‘자라’ 정도만 오더가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오더 메일도 급감했고 샘플 오더만 들어온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섬유 수출을 영위해 온 또다른 업체 대표는 “오더가 거의 없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한 시즌 매출이 거의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금리, 에너지 관련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내년이 더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내수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신소재 컬렉션(프리미엄 소재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중 상당수가 국내 영업을 다시 강화한다. 해외보다 국내 경기가 그나마 낫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스포츠, 골프웨어, 아웃도어 업체 대상으로 영업에 집중, 수출 비중을 종전 80~90%에서 50~70%로 낮출 계획이다.

 

섬유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 뚜렷하다. 4월부터 섬유 수출이 적자로 돌아섰고, 주요국 수출이 동시에 감소했다.

 

지난 4월 섬유 수출은 0.1% 증가한 1억1천만 달러, 수입은 2.2% 증가한 1억5천3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4천3억 달러 적자로 조사됐다. 올 1~4월 누계 실적도 20억800만 달러나 감소했다. 또 4월 주요 수출국의 수출액도 크게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10.2%, 일본은 21.7%, 터키 10.3%, 베트남이 6.0%나 하락했다. 반면 수입은 원부자재가 상승에 따라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증가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해외 중가 패션 브랜드와 거래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작년 12월까지 24시간 공장이 돌아갈 정도였는데 올들어 공장이 쉬는 날이 더 늘었다. 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 하반기 비상 경영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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