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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빌딩으로

발행 2024년 01월 31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동억의 ‘커머스 인사이드’

 

 

영어는 매우 실용적이며 재미있는 언어다. 마케팅의 철자를 나눠보면 market + ing. 마켓에서의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이니, 마케팅이란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제품을 개선하는 등의 영업, 제품기획과도 연관되는 모든 활동을 얘기하는 것이다. 광의로 보면 기업이 하는 대부분의 활동이 마케팅의 영역이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케팅의 범위를 정의해 보자. 패션 산업에서는 대개 광고, PR, 퍼포먼스광고, 디지털마케팅, 프로모션, 이벤트, 스포츠마케팅 등의 활동을 이 범주 안에 넣는다. 하지만 산업마다 범주는 많이 다르다. 디스플레이를 파는 B2B 회사의 마케팅은 고객사 관리, 전시회 설치 등이 주요 업무이고, 영업과 R&R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뷰티산업에서는 카테고리 킬러숍에서의 판매 인센티브, 전시VM 등도 중요한 마케팅 업무다.

 

지금은 회사들이 마케팅 중 많은 요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지만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그 효과가 파워풀한 광고나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 예산이 충분치 않고 리스크 관리가 우선인 경우는 PR만, 소규모 지역에서는 전단지 등 그 기업의 성격에 맞게 효과가 검증된 것들에 국한되었다.

 

그러므로 한 회사에서 마케팅 계획을 세울때, 전체가 아닌 하나만 얘기하는 회사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고 한두 가지 툴로 접촉면을 넓히기가 쉽지 않으므로 기업들은 전통적 방법에서부터 디지털 미디어까지 전방위, 이른바 360도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동선을 커버하고 있다.

 

이렇듯 광고 한 가지를 마케팅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더 많은 영역을 마케팅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케팅과 요즘 자주 언급되는 브랜드빌딩은 어떤 관계일까. 마케팅에 ‘ing’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아도 지금 당장 기업의 매출, 이익 증대에 직결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브랜드 빌딩은 이름에서 보이듯 장기적으로 쌓아가는 것인데, 그렇다고 둘이 반대의 의미는 아니다. 마케팅을 전방위적으로 하듯 단기와 중장기의 마케팅을 일관되게 잘 구사하여 소비자 및 브랜드 종사자 모두에게 한 단어,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브랜드 빌딩일 것이다. 하지만 단기와 중장기 양쪽을 늘 생각하며 진행해야 하므로 결정들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잘 거쳐 나간다면 ‘지속가능성’에 한 발 가까워지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이란 내가 회사를 오래 다니거나 오너가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의미라고 생각하기 쉽다. 협의로 보면 그럴 수도 있지만 광의로 보면 생태계에 대한 기여이고 커뮤니케이션이다. 종업원을 비롯하여 사회에서 그 회사의 존재 의미를 인정받는 것이 첫 번째다. 소비자들이 그 회사의 철학을 함께 존중하고 가족같은 동반자가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자본주의라는 생태계에서 무엇인가를 잘 팔아서 돈을 잘 버는 것을 넘어, 모두가 있어 주기를 바라고 ‘꼭 있어야만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생태계와 많은 교류를 할 때 브랜드나 회사는 그 자체로 진화하는 생명체가 되어가고, 이후 창업자나 CEO 등 경영진이 바뀌어도 그 가치를 유지하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전망도 우울한 상황이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고 단기 생존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짧은 기간 금융업 1위를 이룬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박현주 회장은 ‘밝을 때 그림자를 볼 수 있어야 하고, 깜깜한 밤에 새벽을 준비하라’고 했다. 어쩌면 지금이 새로운 태양이 뜨기 전 지속가능성을 준비하기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부디 장기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CEO, 본부장들이 많이 생겨서 그들이 브랜드빌딩에 성공해 한국을 대표하는 50년, 100년 가는 브랜드가 나오길 바란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한국 패션하면 바로 생각나는 브랜드가 많아지면 좋겠다.

 

김동억 마케팅/이커머스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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