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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무기, ‘스토리와 경험’

발행 2024년 01월 2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코펜하겐 호텔 알렉산드라 로비의 미드센츄리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들 / 사진=이혜인

 

지난달 덴마크 코펜하겐에 패션 마켓 리서치를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입증된 덴마크 스타 브랜드 가니(Ganni)의 플래그십숍부터 다양한 빈티지 패션숍들을 방문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고민 중인 지속가능 브랜딩의 키워드를 얻을 수 있었다. 숙소였던 호텔 알렉산드라와 코펜하겐 근교 루이지애나 뮤지엄을 통해서였다.

 

코펜하겐에 간다면 꼭 한번 묵고 싶었던 호텔 알렉산드라에서 진정한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오롯이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호텔 알렉산드라는 덴마크의 1950~60년대(미드센츄리) 가구, 조명, 포스터, 소품 등 데니쉬 오리지널 빈티지를 컬렉션하여 총 61개의 객실을 전부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하였다.

 

1890년 지어진 호텔은 2015년 리모델링을 거쳤으나 미드센츄리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호텔 로비부터 핀 율(Finn Juhl), 베르너 판톤(Venner Panton), 아르네 야콥슨(Arne Jacobsen) 등 데니쉬 디자인 거장들의 빈티지 가구와 소품들이 작품처럼 어우러져 작은 뮤지엄의 분위기였다. 거장들의 이름이 붙은 스위트룸은 각 디자이너의 가구로 채워져 방에 머물면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1950년대 덴마크 집을 느낄수 있는 테마로 설계한 호텔 알렉산드라의 객실 / 사진=이혜인

 

내가 머물렀던 방은 ‘Feel at home in the 50’s(1950년대의 집을 느낄 수 있는)‘ 컨셉이었다. 작은 공간이었으나 심플함과 기능을 결합한 다용도 가구들에서 느껴지는 모던함이 매력적이었다. 핀 율의 소파와 미니멀한 목재 가구들이 따뜻한 톤의 조명과 어우러져 1950년대 덴마크 집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머물수록 호텔보다 아늑한 집같은 느낌이 더 들었다.

 

책상에 놓인 방의 컨셉 안내문을 보면서 1950년대에 디자인되어 지금까지 사랑받는 클래식 가구들도 알 수 있었다. 현재까지 유효한 디자인의 힘을 발휘하며 우리의 ‘일상 속 북유럽 디자인’이 된 가구들을 직접 사용하고, 상세한 스토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북유럽 디자인 철학은 ‘훌륭한 디자인이란 모두를 위해 만들어진다’는 기능주의 미학이 우선한 바우하우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덴마크 디자이너들은 1950년대 들어 이를 좀 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덴마크 모던(Denmark Modern)’ 스타일로 만들어냈다.

 

덴마크 루이지애나 뮤지엄의 부티크 숍 / 사진=이혜인

 

특별한 덴마크 디자인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뮤지엄’이라는 루이지애나 뮤지엄이었다.

 

뮤지엄이 큐레이션한 상품들의 특징은 활용도가 높고 업데이트가 용이하며 유행을 타지 않는 덴마크 미니멀리즘의 정수들만 모여있어 흥미로웠다. 지하 1층에는 디자인, 아트 관련 도서와 덴마크 패션 상품, 루이지애나 뮤지엄 굿즈 그리고 뮤지엄이 개관한 1958년도부터 지금까지 진행했던 전시회 포스터 컬렉션 코너가 함께 있다.

 

‘적을수록 좋다, 기능주의에 기반한 미학’을 따르는 덴마크 미니멀리즘의 디자인은 아늑하고 따뜻하며 위로가 되는 순간, 공간 등을 포괄하는 ‘휘게(Hygge)’라는 단어와 만나 한때 유행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 스토리를 직접 경험하면서 1950년대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치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가치관은 패션에도 밀도 있게 적용되어 라이프스타일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BOF의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경험’을 소비하고 습득하는 것이 ‘상품’을 사는 것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로 소비자와 처음 만나는 순간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브랜딩의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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