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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르포’ - 진화하는 소매 유통

삶과 히스토리를 담아 낸 하이브리드형 소매점 확산
임경량기자, lkr@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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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패럴뉴스 임경량 기자] 전자 상거래 시장의 발전과 각종 유통 규제로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이 위기다.

온라인이 전 세계 핵심 리테일로 성장했고, 아마존, 알리바바닷컴 등 글로벌 리테일러의 행보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일본 소매 유통의 변신에 국내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시간 남짓 걸리는 일본 도쿄 소매 시장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현지에서 목격한 일본 오프라인 유통은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늘며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최저가 비교 검색으로 가장 싼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된 요즘, 오프라인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프로바이더(Contents Provider) 역할로 진화한 결과다.

이업종간 결합을 통한 하이브리드 매장, 스트림간 협력을 통한 ‘메이드 인 재팬’ 브랜딩, 도시 재생 사업과 연결된 소매점 활성화 프로젝트 등 보이지 않는 고민과 실천의 성과들이기도 한다.

나흘간 도쿄 구석구석 살피고 돌아오면서 왜 국내 산업계가 여전히 일본을 주목해야 하는 지, 가는 곳마다 문정성시를 이룬 현지 소매점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츠타야, 가전제품과 옷까지 파는 서점

도쿄 번화가 시부야에서 전철로 15분 남짓 가면 한적한 도쿄 세타가야(Setagaya)구 후타코타마가와 라이즈 쇼핑몰이 나온다. 쇼핑몰 단지 2층에 약 700㎡ 규모의 츠타야 일렉트릭스(츠타야 가전)가 있다.

이 곳에서는 서적을 포함해 가전, 생활소품, 의류, 가구, 미용 등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츠타야 일렉트릭스에는 책을 보거나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처음 개발된 츠타야 일렉트릭스는 현지 젊은 층 사이에서도 꽤 인기나 높다.

 

없는 게 없는 만물상 ‘이토야’

도쿄 번화가 중 한 곳인 긴자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 문규류 시장을 선도하는 12층 규모의 문구 판매점 ‘이토야’가 있다.

도쿄에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토야’는 전세계 문구 업체가 위기를 겪는 것과 반대로 성업 중이며 이 지역 랜드마크다.

긴자점에서 취급하는 문구류는 15만종에 달한다.

일본의 의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상당수가 문구류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정서적 경험을 줄 수 있는 비교적 저렴하고 간편한 재화라는 것이다.

‘다이소’, ‘돈키호테’와 달리 만물상 스타일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이토야’의 특징은 현지 트렌드와도 일치했다.

일본의 상당수 라이프스타일숍이 문구류를 취급하게된 데는 ‘이토야’의 영향이 적지 않다.

 

무인양품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으로 진화

‘비움의 미학’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무인양품도 진화하고 있다. 무인양품코리아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식품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미 일본 무인양품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탁아소까지 들어서 있다.

도쿄 ‘무인양품’ 최대 매장인 유라쿠초점은 지난해 7월부터 생산자의 스토리를 담은 청과류를 팔기 시작했다.

직접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스토리가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통해 전달된다. 동 일본 지진 사태 이후 일본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때 보다 커진 상태다.

앞서 소개했던 대부분의 라이프스타일숍이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한데도 이 같은 현지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청과물 코너 옆 자리는 무인양품이 몇 년전 개발한 무지 하우스 견본 주택이 있다.

 

오프라인만의 즐거움 빈티지숍의 성지 ‘하라주쿠’

하라주쿠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빈티지 의류숍 킨지(Kinji). 해가 진 저녁 시간에도 젊은 고객들로 북새통이다.

주로 빈티지 의류를 구매하기 위해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마치 보물찾기 하듯 하는 모습이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라 젊은 소비자들도 이곳으로 몰린다.

킨지샵을 나와 골목길을 따라 센다가야역 방면으로 걸어올라 가다보면 ‘킨지숍’보다 크고 작은 빈티지 의류 매장이 하나둘 등장한다. 대부분 구제 의류를 취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는 이색적인 제품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지유가오카(Jiyugaoka) 라이프스타일숍 거리

츠타야 일렉트리스가 있는 후타코타마가와 역에서 도쿄 오이마치선을 타고 다섯 정거장을 가면 베이커리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유명한 지유가오카 거리가 보인다.

고급 주택가인 이곳에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숍이 즐비하다. 국내서도 유명한 생활용품점 ‘덜튼(DULTON)’ 본점이 있다.

지유가오카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 가운데 ‘덜튼’에서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완벽한 디스플레이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지갑을 연다. 매장은 총 4개 층이다.

문고리부터 문패까지 없는 게 없다. 철물점 컨셉인 이곳에는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의류와 잡화도 취급하는데 꽤 인기가 높다.

3층 규모의 여성 라이프스타일숍 ‘투데이 스페셜’도 이 지역에서 꽤 유명하다. 1층은 주방 용품, 2층은 다양한 의류와 섬유 제품이 가득 하다.

곧장 연결된 3층에는 이곳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테이블에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이밖에도 이 지역에는 이데샵(IDEES H O P), 이에나 (I E N A), 아크메(ACME) 등 패션과 가구, 생활 소품 등을 한 곳에 모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 성업 중이다. 대부분 여성 고객이 많고 다양한 분야의 팝업 전시 행사를 직접 주관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매번 새로움을 제시하고 있다.

 

 

 

머무를 휴식 공간이 주는 체류형 숍
가구라자카 ‘라 카구’·다이킨야마 ‘테노하’

가구라자카역 맞은편에는 도쿄 라이프스타일숍 중 고급으로 꼽히는 ‘라카구’<왼쪽>가 눈에 들어온다. 건물 외관부터 이색적이다. 쇼와 시대 때 목재로 지은 창고를 유명 건축가 구마 켄고가 디자인한 숍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한켠에 제법 큰 공간의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1~2층으로 나뉜 매장에는 유명 디자이너 제품이 가득 채워져 있다.

티사이트(T-site)에 이어 다이칸야마에서 유명한 복합상업시설 테노하. 여유로운 삶을 테마로 레스토랑, 라이프스타일숍, 쇼륨 등을 구성하고 있다. 일본에 숨겨진 작가와 해외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유명하다.

 

 

 

 

 

쌀집과 레코드숍에서 의류 쇼핑까지

일본 내 쌀 소비가 줄자 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문 기업 사자비리그는 쌀을 테마로 한 다이닝 라이프스타일숍 ‘아코메야’ 긴자점을 선보였다.

사바지 리그는 일본에 ‘스타벅스’, ‘쉐으크쉑 버거’, ‘플라잉타이거’ 등을 들여 온 기업이다. ‘아코메야’ 긴자 본점의 ‘아코메야 주방’에서는 매 달 바뀌는 쌀과 식재료, 고품질의 사케까지 맛볼 수 있다. 2층은 그릇과 액세서리, 양말과 의류,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래된 레코드 가게인 ‘봉쥬르 레코드’는 음반 뿐 아니라 자체 의류 브랜드 ‘봉쥬르 봉수아’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진행한다.

 

 

 

우체국의 변신 ‘키테(KITTE)’

도쿄 우체국을 복합쇼핑몰로 개조한 ‘키테’는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마루노우치 성지가 되고 있다.

키테는 일본 우편(Japan Post)이 지난 2013년 처음 선보인 상업시설이다. 현재 후쿠오카, 나고야까지 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오프라인 우편 수요가 줄자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일종의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다.

키테의 내부에는 일반 쇼핑몰에서 흔히 보이는 SPA나 프렌차이즈 F&B가 없다.

지역 소상공인 점포나 공방 브랜드에 가장 좋은 자리를 먼저 내어주는 정책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각지의 전통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다.

최근 마루노우치에 들어선 ‘긴자 식스(GINZA SIX)’ 역시 개인에 초점을 맞춰 지역 소상공인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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