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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 장사와 예술을 가르는 밀당의 기술

발행 2023년 09월 0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동억의 ‘커머스 인사이드’ <2>

 

김동억 이커머스 디렉터

기본적으로 커머스는 소비자와의 밀당이다. 넘치지 않아야 안달이 나고 선망하는 마음이 생긴다. 모두가 입게 되는 순간 효능감은 끝이 나고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이러한 상호 관계는 생물과 같다. 서로에게 적절한 가치를 계속 주고받으면 성장하거나 지속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소비자와의 밀당에서 이기고 싶다면 두 가지만 기억하자. ‘베네핏’과 ‘기획’이다.

 

첫 번째 베네핏. 한국 아파트의 천장고는 2.3미터다. 거의 대부분 일정하고 이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도 그 이상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최근 강남권 신축 프리미엄 아파트에서는 이를 높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조식 제공, 커피라운지, 인피니티풀 다 좋지만 아파트라는 재화에서 사실 내가 직접 생활하는 공간의 천장고가 높아지는 것만큼 큰 베네핏은 없다. 일례로 사람의 인체 비례학을 공간에 적용한 휴먼 스케일 디자인이 확장된다. 즉 채광과 공기와 조명, 플랜테리어, 쾌적함 등 생활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명확한 ‘베네핏’이다.

 

소비자가 왜 우리 제품을 사야 하는지 계속 질문해 보자. KBB(Key Brand Benefit)에 대한 명확한 가설과 기획을 세우고도 최종 구매전환이 쉽지 않은데, ‘팔기 위해’ 그냥 만든다면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거나 망망대해에서 그물 던져 놓고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아인슈타인은 이야기했다. ‘미친 짓이란 매번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베네핏은 차후 페인 포인트 분석과 리텐션과 구매 여정관리로 고도화된다. 나중에 다루어보자.

 

두 번째 기획. 장사와 예술,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기획’의 유무에 있다. 간단히 기획 시뮬레이션을 해 보기로 하자. 500만 명의 누적 회원과 8,000개 브랜드의 400만 개 상품 DB가 있는 패션플랫폼이 있다. 업력도 숫자도 파워풀하지만 모든 장점은 단점이기도 하다. 고객 수가 많고 제품도 많아 개인화나 매칭이 어렵고, 온라인유통에 익숙지 않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은 무엇을 사야 할지 몰라 이 넓은 곳을 헤매게 된다. 자 상상해 보자. 어떤 것을 기획하고 제공해줘야 할까?

 

전자제품을 사면 두꺼운 설명서와 한두장 짜리 퀵매뉴를 함께 준다. 그래, 바로 후자를 제공해 주면 되는 것이다. 400만 개의 상품은 너무 많고 사람들은 너무 바쁘다. 프론트 화면의 가장 주목도 높은 곳에 ‘시의적으로 가장 필요한 패션 아이템을 매주 세 가지씩 제안한다’는 가정이다. 이때 원칙은 ①누구나 알 만한 브랜드의 ②가장 베이직한 디자인이어야 하고 ③퀄리티&가성비를 충족해야 한다.

 

서비스명 설정을 한다면 ‘에센셜+’는 어떨까. 요즘 브랜드와 유통에서 많이 통용되는 ‘에센셜’이라는 단어의 보편성에 ‘+’를 합했다. ‘기본’이지만 특별함을 ‘더한’ 제안이라는 의미도 된다.

 

운영은 철저하게 소비자 관점과 빅데이터 2가지를 조합한다. B2B적인 마인드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진 MD가 아닌, 개발과 분석을 하는 직원들이 온전히 B2C 소비자 눈높이로 큐레이팅한다. 물론 객관성을 위해 내/외부 데이터를 분석하여 완성도를 더한다. 과거의 내부 정량 데이터 및 공개되어 있는 포털 데이터랩, 오픈마켓 인기검색어 및 매스한 SPA의 시의적 데이터까지, 거기에 소셜채널과 블로그의 정성적 데이터까지 활용하여 분석하고 세팅한다.

 

베네핏과 기획. 이미 이 두 가지를 잘 조합하여 소비자와의 윈-윈 구매 여정을 만든 분들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미 성공하셨거나, 혹은 가까운 미래에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최근 10년은 인류 역사상 소비행태가 가장 극적으로 변한 시기임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난 10년간 그에 맞는 준비를 해 왔을까. 소비자들은 50% 이상 변했는데 나와 우리 회사는 10%도 바뀌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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