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카 마스터 : 튜닝의 신 /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카 마스터 : 튜닝의 신>은 폐차 직전의 낡은 올드카를 예술작품과 같이 아름다운 차로 변신시켜 되팔아 수익을 얻는 고담 카센터의 스토리를 다룬다. ‘설마 저런 고물로 뭘 할 수 있겠어?’ 라는 의심을 ‘역시! 고담 카센터야!’ 라는 확신으로 바꿔주는 놀라운 튜닝 능력은 감탄사와 함께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모든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꿈의 차 퓨튜라를 팔기 위해 이를 실어 나를 트럭에 엄청난 공을 들이며 튜닝을 하는 장면이다. 차를 실어 나르는 트럭에 쏟는 시간 동안 올드카 한 대를 더 튜닝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고담 카센터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이 엄청난 트럭은 고담 카센터의 움직이는 광고판이에요. 우리가 엄청난 걸 만든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거죠. 이 트럭이 퓨튜라를 더 값지게 만드는 거죠.” 그의 말대로 트럭에 실려 경매 시장으로 간 퓨튜라는 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대한 그 이상의 비싼 가격으로 팔려 나갔다.

중국의 대표적인 명주로 알려진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이 2조 6천억 위안, 우리 돈으로 48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422조 원인데 술 만드는 회사가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보다도 시가총액이 높아졌다. 전 세계 주류회사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 되었다. 마오타이는 어떻게 세계의 수많은 명주들을 제치고 명품 반열에 오르게 되었을까? 잘 나가는 명품 브랜드 대부분 스토리가 존재하듯이 마오타이 또한 대표적인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제조방법 12987에 대한 이야기이다. 1은 마오타이 생산주기를 말하며 1년 동안 수수를 찌고 발효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시간을 얘기하고, 2는 원료 투하 과정이 두 번, 9는 원료에 증기를 투입하는 과정이 아홉 번임을 뜻하며, 8은 수수를 발효시키는 여덟 번의 과정을, 7은 일곱 번의 증류를 거쳐 일곱 개의 증류주가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스토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7개의 증류주가 5~6년의 숙성 기간을 더 거쳐야 마오타이 한 병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애주가들이 마오타이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됨은 자명(自明)하다. 이 이야기는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1974년산 마오타이 24병을 16억 원에 낙찰되게 하는 중요한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두 번째 스토리는 19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파나마 평화박람회 때의 일로 마오타이에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화가 난 중국 관계자가 술병을 깨트렸는데 이 향이 박람회장에 퍼져 모두들 마오타이의 향에 반하게 되었고 그래서 금메달을 땄다고 한다. 사실은 그때 금상을 수상한 술은 다른 술이었고 마오타이는 은메달을 수상했다고 나와 있다. 더 황당한 사실은 당시 수여된 메달의 수가 25,000여 개나 되어 메달을 땄다는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토리는 마오타이를 특별한 술로 만드는 중요한 마케팅 소재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의 저자 도널드 밀러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고객의 삶에서 어떤 부분을 해결해 주는가? 그게 해결되면 어떤 모습이 되는가? 여러분을 만나고 나면 고객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무기가 되는 스토리가 된다.” 달리 말하면 내 브랜드에는 무기가 될 만한 스토리가 있는가? 그 스토리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스토리인가? 만약 이 두 가지 질문에 명쾌히 답할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 만들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