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사진=사우스웨스트

“저희가 바로 서비스 땅콩으로 유명한 그 항공사 맞고요. 만약 저희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기내에 6개의 출구가 있습니다. 앞쪽에 2개, 날개 쪽에 2개, 뒤쪽에 2개가 있으니 밖으로 뛰어내리시기 바랍니다.”

기내 안내방송을 들은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탑승을 기다리느라 지쳐있던 승객들의 피로는 눈 녹듯 사라졌다.

직원 근무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한 미국 1위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코로나 이전까지 4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경이적인 회사이다.

창업자인 허브 켈러허에게 경영비결을 묻자 그는 이렇게 반문했다. “당신이 우리 회사 직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고객들이 기내서비스로 맛있는 치킨 시저샐러드를 간식으로 먹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그는 곧 이렇게 말했다. “치킨 시저샐러드를 추가해도 우리 회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우리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빌어먹을 치킨 시저샐러드는 서비스할 필요가 없네.”

켈러허의 경영 성공비결은 명확했다.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핵심 메시지에만 집중한 것이다. 아주 단순한 메시지지만 이 메시지에 집중한 결과 전 직원이 명확한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이 대원칙을 지키기만 한다면 즐겁고 자유로운 회사 생활을 보장해주어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도 비록 땅콩만 주는 항공사지만 저렴한 가격에 즐겁게 일하는 승무원들의 서비스가 오히려 비행 만족도를 높이고 스스로 브랜드 팬슈머를 자처하게 만들었다.

2012 세계경제포럼 선정 차세대 젊은 글로벌 리더로 꼽히기도 한 리더십·전략디자인 에이전시 대표 그렉 맥커운은 “성공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일과 삶에서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로 대표되는 에센셜리즘(Essentialism) 사고방식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세 가지 궤변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꼭 해야 해, 모두 다 중요한 거야, 모두 다 해낼 수 있어!”

에센셜리즘이란 더 본질적인 것을 추려내어 그것들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허브 켈러허 전 회장의 회사 운영 역시 이러한 에센셜리즘에 기반한다. 무작정 노력하기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비본질적인 일들을 과감하게 삭제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브랜드를 런칭할 때 브랜드 에센스를 만드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는 브랜드 에센스를 추출했다고 자랑스럽게 공표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 에센스는 안타깝게도 고객가치와 상관없이 담당자들끼리 통하는 용어로만 존재하게 된다. 브랜드 에센스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모든 것을 덜어내고 내 브랜드에 대해 말하고 싶은 마지막 남는 한 가지에 의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포커스를 잃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의 저자 짐 콜린스는 실패하는 많은 기업들의 결정적인 문제는 무절제하게 더 많은 것을 추구했던 일에 있다고 말한다.

뭐든지 다 하겠다고 덤벼들면 고객에 의해 인지된, 경쟁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된다. 성공하고 싶다면 완벽한 브랜드 에센스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내 브랜드로 소비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메시지의 ‘핵심(본질)’, 그 한 가지만을 찾아 지켜나간다면 브랜드 성공은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