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현] 투자자의 관점에서 ‘남의 떡’이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19년 10월 07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소성현 얼트루 대표
소성현 얼트루 대표

금융업에서 투자만 하던 사람이 산업에 들어와 직접 실전을 치르다 보니 매일 매일이 배움이고, 끝도, 답도 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고민의 내용들 대부분은, 우리 회사의 본질과는 다른 어떤 누가 이익을 많이 내고 있으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좋고, 퍼포먼스 마케팅은 무엇이 대세이니 그러한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식의 조언과 제안들이다.


투자업에 있었고, 현재도 투자를 하고 있으니 다른 회사의 정보가 더 많이 들어오겠지만 패션 업계의 대표 또는 임원들도 비슷한, 많은 조언과 제안을 받을 거라 생각된다. 규모를 떠나 모든 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컨설팅 받고, 사업 부서를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를 벤치마킹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대부분 실행을 못하거나, 실행을 하더라도 본질은 없는 상태에서 몇몇의 스카우트와 자금 투여만으로 쉽게 결과를 얻으려 한다. 실패는 당연한 결과다.


최근 패션기업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도 비슷한 예가 될 것이다. 수많은 기업의 신 사업팀이 화장품은 중국에만 잘 팔면 엄청난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제언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가 없는 브랜드는 패션이든 화장품이든 판매가 어렵다. 모두가 자신들의 유통과 마케팅 예산 정도면 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시작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보고서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예를 들어 래쉬가드로 상장까지 한 B브랜드가 올해 서핑 컨셉의 선스틱과 틴트 등 화장품을 출시했지만 판매가 잘 되었다는 보고서는 없었다. 컨셉도 잘 연결되지 않는 브랜드 보유 회사들이 무작정 기초 화장품 전 라인을 출시하거나 여행이 트렌드라고 하니 너도나도 여행용 캐리어를 출시하기도 한다. 이런 도전을 통해 분명 신 성장 동력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갈릴 것이다. 우선 투자자들은 이런 움직임에 응원을 보내기보다 불안해할 것이다. 물론 기존 사업이 정체 또는 다운 사이클로 가고 있어 충분한 사전준비와 콜라보를 통한 테스트로 검증이 된 비즈니스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대표와 팀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사업모델이 주변에 넘치는 정보와 조언들로 방향을 잃고 이것저것 돈 되는 것은 다해보겠다는 형태로 바뀌기도 한다. 이런 회사에 투자할 사람은 없다.


두 번째는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거나 기존 투자자가 있는 경우, 회사 가치와 비전에 대해 등 떠밀려 경영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이 좋은 신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투자자들은 대부분 반길 만한 이슈지만 전문성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평가를 하기 마련이다. 경영자가 잘 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을 배경에 두고 있다.


결국 주식의 가격 유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함 등 다른 목적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기업이 잘 하고 있는 사업이 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본질에 충실한 상태에서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나는 브랜드 아더에러와 유통 무신사를 좋아한다. 두 회사는 패션 카테고리에 있지만 각 분야에서 본질에 집중해 커 나가고 있다.


물론 패션 온라인 유통에서 무신사는 압도적 1위 회사이기 때문에 플랫폼으로써 협업을 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하지만 절대 무신사 같은 유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신사업을 시작하는 회사는 없길 바란다.


브랜드 아더에러는 자신만의 컨셉과 오프라인 디스플레이, 글로벌 가격 정책 등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이런 방향과 실행력을 가진 브랜드를 당연히 투자 우선순위에 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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