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 2023년 01월 12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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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번스타인, 중국 수요 2분기 말부터 반등 25~35% 성장
싱가포르, 한국, 홍콩, 일본, 태국 등 5대 행선지 부상
‘올해 중국의 명품 수요는 지난해보다 25~!35% 성장의 반등세로 서방의 5~10%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Luca Solca)가 이끄는 미국 투자 자문회사 번스타인이 중국이 3년 만에 해외여행을 개방키로 한 이후 내놓은 전망이다.
베인앤컴퍼니가 글로벌 명품 시장 전망을 지난해 22%에서 올해는 3~8%, 맥킨지가 중국 명품 성장을 9~14%로 예측했던 것에 비해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번스타인은 여행 자유와 코로나 리스크가 겹쳐 1분기에는 힘든 상황이 진행되겠지만 2분기 말부터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견인으로 글로벌 명품 시장은 10%대 중반의 성장을 예상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정책 전환과 여행 개방, 경기 부양책의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중국이 고전하는 사이 달러화 강세를 등에 업고 유럽 시장을 누비던 미국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에 맞춘 중국의 재부상은 명품업계로서는 절묘한 타이밍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일부터 해외여행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하던 날 루이비통의 LVMH 주가는 2.7%, 에르메스는 4%가 각각 올랐다. 팬데믹으로 3년 동안 묶여있던 중국 소비자들의 ‘리벤지 트레블(revenge Travel)’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중국인 소비 패턴 변화 예의주시
영국 투자은행 버클리도 중국 명품 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져 올해 1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2분기부터 트래픽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미국 7%, 유럽 6% 성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은 9% 성장을 전망했다.
버클리는 중국 명품 시장 회복의 최대 승자는 시계 보석의 리치몬트 그룹이 될 것이라며 루이비통, 디올, 에르메스, 까르띠에, 반 클리프앤아펠, 몽클레르, 프라다를 수혜 브랜드로 꼽았다.
오는 2025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명품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중국의 명품 쇼핑은 2020년 초까지만도 전체 쇼핑의 70%가 해외에서 이뤄졌다. 팬데믹으로 여행이 제한 되자 쇼핑 수요가 국내로 몰려 베인앤컴퍼니 집계에 따르면 2019~2021년 사에 중국 내 명품 판매는 4,710억 위안(682억5,000만 달러)으로 두 배가 늘었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5%에서 21%로 줄었다.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명품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는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 쇼핑이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미칠 수 있을 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50대 50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해외 쇼핑 50, 국내 쇼핑 50의 균형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국 하이난 면세지구 부상
중국 정부의 해외여행 재개 발표 후 국제 온라인 여행사 트립 닷컴에 따르면 항공편 예약이 2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행선지는 싱가포르, 한국, 홍콩, 일본, 태국으로 유럽과 미국 등 먼 나라보다는 가까운 나라를 선호해 아직은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기대하는 리벤지 트레블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상황으로 설명됐다.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 원정 쇼핑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동안 중국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 변화, 중국 정부의 중국 내 쇼핑 권장, 명품 브랜드들의 중국 진출 증가, 전자상거래, 하이난 등 중국 내 여행지 부상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LVMH그룹의 루이비통, 미국 테피스트리 그룹의 코치 등은 지난 3년간 새로운 플래그십스토어 런칭 등 중국 내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렸고, 에르메스는 최근에 난징시 고급 쇼핑몰 데지 플라자에 2층짜리 초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런칭시켜 중국 시장의 리오픈을 맞이했다. 에르메스는 중국 내 매장이 27개에 달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면세지구인 하이난 섬의 부상이다. 하이난 면세지구의 중국 내 명품 판매 비중은 팬데믹 이전 6%에서 두 배 이상인 13%로 늘어나 과거의 홍콩과 비교된다.
그럼에도 파리, 런던 등 유럽의 패션 거리가 매력적인 것은 명품의 본고장이라는 점, 아직도 명품 가격이 중국에 비해 저렴하고 상품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 등이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핸드백의 경우 상하이가 파리보다 10~20% 비싸다고 비교했다.
루이비통 중간 사이즈 네버플 백의 경우 상하이에서는 14,400위안(2,090달러)으로 18%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에서 쇼핑을 하면 이에 더해 12%의 부가가치세 환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해외 여행을 자주 한다는 마오라는 여성은 최근 친구로부터 해외에 나가면 구입해 달라는 화장품 리스트를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