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돈줄기가 패션 플랫폼으로 모여 든다

발행 2021년 04월 2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올 들어 패션 플랫폼에 흘러 들어간 돈 2조 원

온라인 대형사, 유통사 합종연횡에 돈 쏟아부어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면, 돈 줄기가 향해 가는 곳이 어디인지를 보면 대략 답이 나온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으로 거대 자금이 쏠리고 있다.

 

올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흘러 들어간 투자금(인수합병 포함)이 2조 원에 달한다. 오는 5월 이베이코리아의 5조원 대 규모 매각이 성사되면 7조원 대에 이른다. 투자는 패션 플랫폼, 중고 거래, 명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 등 4세대 패션 쇼핑몰 3인방이 연일 화제다. 지난해 플랫폼 별 거래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 총 1조5,000억 규모로 급성장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에이블리’는 지난해 신세계시그나이트 1호 투자사로 선정돼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 누적 투자금액이 44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1조(추정)를 베팅해 크로키닷컴의 ‘지그재그’를 인수했다. 오는 7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합작 법인으로 새출발한다.

 

브랜디의 ‘브랜디’는 네이버와 산업은행으로부터 각각 100억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550억 규모다. 네이버는 동대문 풀필먼트를 통한 하루 배송 서비스에, 산업은행은 동대문 시장을 키우기 위해 자금을 투입했다.

 

아이에스이커머스의 ‘W컨셉’은 신세계 SSG닷컴에 2,650억 원에 매각됐다. 무신사는 1,3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 두 차례에 걸쳐 누적 투자금만 3,200억에 달한다. 티몬은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 연초 3,000억의 자금을 확보했다.

 

리셀, 명품 플랫폼도 인기 투자 종목이다. 롯데쇼핑은 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함께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했다. 전체 거래 금액 1,150억 중 롯데쇼핑이 300억 원을 투입했다. 네이버 스노우로부터 분사한 스니커즈 리셀 ‘크림’은 3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220억 원을, 디코드는 1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냈다.

 

 

 

MZ세대·모바일 기반 확장성 매력 요소

동대문 플랫폼, 리셀, 명품 등 분야 불문

 

거대 자금이 흘러들어 오면서, 온라인 플랫폼 업계의 경쟁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일부는 인수를 통한 데이터 통합을, 일부는 투자를 통한 얼라이언스 연대를 구축하며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실제 현재까지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플랫폼들은 1020세대와 셀러 인프라가 탄탄하고 모바일 커머스에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해외 진출과 리셀, 명품 콘텐츠 등에 특화되어 있는 경우도 선호되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젊은 세대의 호응을 바탕으로, 카테고리 확장이 용이하고, 해외에서의 가능성을 감안할 때 성장성이 높게 판단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로컬에 갇혀 있는 네이버, 카카오, 신세계는 해외 시장에 대한 갈망이 크다. 수입 사업에 강한 신세계의 SSG닷컴이 ‘W컨셉’을 품은 이유도 분명하다. ‘W컨셉’은 디자이너 콘텐츠를 주무기로 해 해외 법인을 통한 세일즈 기반을 다져 놓은 상태다.

 

카카오는 전 국민의 모바일 메신저 ‘카톡’을 성공시켰지만, 이커머스와 MZ세대에 있어 상대적인 약세를 벗어나지 못해 왔다. 패션 모바일 앱 1위 기업인 ‘지그재그’를 선택한 배경도 거기서 비롯된다. ‘지그재그’는 4,0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국내외 패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전 세대에 제공하기 위한 밸류 체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목적은 데이터 동맹, 소비층 확장 노려

이베이, 29cm 매각 등 이슈 이어질 듯

 

브랜디는 ‘도심 풀필먼트센터’와 ‘동대문 시장 활성화’로 투자를 이끈 케이스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셀러 중 일부는 브랜디의 동대문 풀필먼트를 이용 중이며 반응도 좋다. 이에 센터를 기존 2,200평에서 4,000평대로 확충한다.

 

카테고리 확대도 기대된다. 브랜디는 앱인앱 전략을 구사, 트렌드(동대문 패션) 중심에서 브랜드 앱(패션 브랜드), H&B 앱까지 확대했다. 브랜드 앱에 수백 개의 브랜드들이 입점 돼 있다. 하지만 브랜디는 매각보다는 투자 유치를 통해 독자적인 성장을 모색한다. 시스템 인프라와 개발 인력(전체의 3분1, 120명) 확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스타일 커머스에서 체인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셀러는 체인플랫폼으로 상품을 소싱해 창업하고 고객은 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게 된다. 향후 상품 추천부터 상세 페이지까지 커스터마이징 되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브랜드와 카테고리를 동시에 확대한다. 키르시, 슈펜, 미쏘, OST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 클리오,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뷰티를 늘리고 있다. 1020 세대 패션 브랜드와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입점도 늘고 있다.

 

상반기까지 투자 이슈는 이어질 전망이다. 내달 이베이코리아의 5조원 대 매각과 에이블리 등의 투자 유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또 스타일쉐어가 인수한 ‘29cm'도 매물로 나오면서 1,000억대 거래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몸값이 부풀어 있고, 과열 투자 경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베이는 쿠팡에 비해 멤버쉽 고객의 충성도가 높지 않고 그동안 과감한 프로모션으로 유료 멤버십 유치, 구매의 질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패션 플랫폼사도 마찬가지다. 기존 플랫폼과 달리 후발 패션 커머스는 대체적으로 낮은 수수료, 과감한 광고 퍼포먼스로 성장한 모델이다. 더구나 수익률이 높은 PB 경쟁력도 월등히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투자 대비 비즈니스 구조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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