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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패션은 왜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나
이미영 한국윤리적 패션네트워크 대표

발행 2019년 04월 18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때를 놓치지 않고 자주 바꾸어 많이 판다는 패스트 패션의 전략은 조각화된 낮은 기술력에 의존하는 대규모의 정교한 글로벌 공급사슬 구조를 통해 작동되며 저렴한 판매가격, 빠른 회전율로 창출되는 대단한 부가가치는 사람과 환경 모두에게 그 규모만큼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최근 윤리적 패션, 지속가능한 패션이 화려한 런웨이에서 매장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넓혀가고 있다. 윤리적 가치를 존중하는 브랜드들은 패션 혁신의 주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본주의 시대, ‘옷’은 유행을 만드는 소비의 총아, 문화의 아이콘으로 대량 소비되어 왔다. 반면 패션에 대한 탐닉만큼이나 옷에 대한 불편한 시선 역시 커져가고 있다. 오죽하면 쓰레기산업, 고혈을 짜내는 스웻(sweat)산업이라 불리겠는가.

전 지구에 정교한 공급사슬체계를 심어놓은 옷의 생애주기가 지구와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은 시민과 산업계의 성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세계경제는 대호황을 누리며 폭발적인 성장을 한다. 대부분의 소비재를 생산해 내던 미국을 중심으로 대량생산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쇼핑이 새로운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으며 백화점, 아울렛, 각종 상점들이 빠른 속도로 도시의 중심부를 점령해 갔다.


전후의 소비 붐을 통해 형성된 제한 없는 성장이라는 일치된 사고는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균열이 일어난다.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저항정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조직된 시위로 알려진 ‘지구의 날’ 행사로 표출되었다. 이는 패션에도 영향을 미쳐 기성의 복식관념을 뒤엎은 나팔바지, 핫팬츠, 미니스커트의 유행, 고무, 그물, 플라스틱과 같은 새로운 소재 적용이 시도되면서 지속가능한 패션이 발아되기 시작한다.


2005년 자국 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섬유 수입량을 제한하던 쿼터제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약으로 사라지면서, 해외 제조의 문은 활짝 열린다.


이후 최저임금, 아동노동,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가 취약한 빈곤국가로의 대대적인 생산 이동은 세계화의 원동력이었다.


91년 인도네시아 나이키 공장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분노한 소비자의 항의와 보이콧에서, 2013년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봉제 공장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옷의 세계화가 가져온 불편한 진실에 눈 뜬 소비자들은 자신의 옷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하였고 ‘윤리적 패션’은 소비를 통해 자신과 사회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윤리적 소비자들의 대안으로 선택되기 시작한다.


작년 세계 패션시장은 4% 성장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패스트 패션은 지난 3년간 30% 대라는 놀라운 성장으로 전 세계 의류 매대를 점령하며 토종 브랜드들을 고사시키고 있다.


질보다는 디자인, 저렴한 가격을 특징으로 하는 패스트 패션은 생산부터 소매·유통까지 직접 책임지는 자가상표 부착 유통방식인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를 의미한다.


때를 놓치지 않고 자주 바꾸어 많이 판다는 패스트 패션의 전략은 조각화된 낮은 기술력에 의존하는 대규모의 정교한 글로벌 공급사슬 구조를 통해 작동되며 저렴한 판매가격, 빠른 회전율로 창출되는 대단한 부가가치는 사람과 환경 모두에게 그 규모만큼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패스트 패션의 심각성은 옷을 거의 일회용품처럼 취급하는 문화 양산에 있다.


2018년 매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옷이 옷장에 보관되는 기간은 15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평균 7, 8번 입고 버려진다고 한다. 그 결과 소비자가 구매하는 의류의 수는 2010년 이후, 4년간 60% 증가하였고 의류생산량은 두 배가 되었다. 패스트 패션에 의한 의류소비의 증가는 쓰레기 증가로 귀결되었고, 한 살이 되지 않은 신생의류의 약 5분의 3이 소각장이나 매립지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고 있다.


지구생태계에 대한 위협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3억7,200만대의 자동차가 1년간 배출하는 양에 맞먹는 패션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의 추세라면 2030년까지 60%이상 늘어날 전망이고, 전체 산업 중 세 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고 수질오염의 20%를 직물 및 염색과정에서 발생시키고 있는 패션산업의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 물 사용량은 두 배로 증가하고 오염영향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경고한다.

 

/한국윤리적 패션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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