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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38)
서울패션위크, 한계와 자축 사이

발행 2018년 04월 05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특별기고 -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38)

 

서울패션위크, 한계와 자축 사이

 

변화와 혁신의 시기는 누군가에겐 선명한 기회다. 서울패션위크가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어 보다 실질적이고 센세이셔널한 행사로 거듭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또 한 번의 서울패션위크가 종료됐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서울패션위크가 많은 디자이너들이 기회를 잡는 실질적 행사로 성장한 것은 틀림이 없다.


많은 디자이너가 패션위크에서 쇼를 하길 원하고, 그 중 몇몇 디자이너는 패션위크를 통해 아시아 및 유럽의 소중한 바이어들과 연을 맺을 기회를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울패션위크는 말이 많은 행사다.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수요도 많고 성과가 있는 행사다 보니 운영에 관한 뒷말이 많은 건 당연하다. 그런 의견들은 더 원숙하고 좋은 행사가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서울패션위크를 바라보며 우선 고심할 문제는 운영상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패션위크를 둘러싸고 급변하는 글로벌 추세들, 우리는 이 변화에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


최근 패션쇼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디자이너가 많아지면서, 해외에선 패션위크 캘린더에서 이름을 빼는 디자이너가 늘고 있다. 누군가는 쇼 대신 영화를 찍고, 누군가는 쇼 대신 전시회를 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패션위크 기간 내의 수주가 작아도 너무 작아졌다는 것. 항간에는 오더 량이 5%를 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천문학적 비용의 쇼를 할 동기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미국의 CFDA에서는 실질적 수주가 이뤄지는 1월과 6월의 프리컬렉션 기간을 활용하는 디자이너들을 지원하는 시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점은 많은 디자이너들이 추진하는 D2C(Direct to Consumer)로의 변화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직판 선택을 시작했다. 도매 방식의 오더수량이 줄어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요, 두 번째 이유는 디자이너가 자신의 팬인 고객과 직접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다.


서울패션위크는 이런 흐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패션관계자들은 서울패션위크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낀다. 정부 지원 행사처럼 보이는가 하면, ‘패션위크’라는 행사만 담당하는 별도단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부지원이라기엔 디자이너들을 위한 넥스트스텝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해 보이고, 행사만 담당하는 단체라기엔 ‘서비스’를 한다는 마인드보다는 암암리에 디자이너들에게 ‘갑’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이 두 정체성의 혼돈은 서울패션위크의 한계로 작용한다.


서울패션위크가 정부지원의 ‘지원책’임이 정확하다면, 글로벌 추세에 맞춰 디자이너의 비용을 삭감하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 고 비용의 런웨이 대신 디지털 쇼룸이나 전시 등의 행사를 지원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더 여러 명의 디자이너에게 혜택을 돌릴 수 있다. 바이어 초청 없이도 해외에 우리 디자이너의 옷들을 소개할 수 있다.


차라리 서울패션위크가 행사의 성패에 책임지는 별도 단체라면, 행사는 DDP 한 곳에 얽매이지 않는 더 큰 문화 축제로 발돋움할지 모른다. 행사가 더욱 센세이셔널해질 여러 마케팅이 따를 테고, 비용을 내고 쇼를 하는 디자이너들을 고객으로 인식하며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서울패션위크는 입장이 애매하다.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쇼의 비용은 절대적으로 높고, 그런 비용을 들여 쇼를 해도 이것저것 요청하기란 매우 어렵다. 서울패션위크는 디자이너들에게 ‘서비스’하지 않는다. 사소한 것에서라도 의견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유명무실해가던 서울패션위크를 다시 굴지의 행사로 키워낸 건 놀라운 일이다.


최근엔 자축해도 좋을 만큼 서울패션위크의 소식이 해외 패션미디어에 자주 소개되고 있다. 이에 패션위크를 통해 성장해온 디자이너들이 충분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수고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혁신의 칼날을 서서히 들이대고 있다.


한두 시즌은 지금과 같이 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렇게 세 시즌, 네 시즌 쌓이다보면 서울패션위크의 입지가 다시금 좁아질 수 있다.


변화와 혁신의 시기는 누군가에겐 선명한 기회다. 서울패션위크가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어 보다 실질적이고 센세이셔널한 행사로 거듭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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