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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소희의 트렌트 레터(32)
‘나는 얼마나 꼰대인가’

발행 2017년 08월 11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소희의 트렌트 레터(32)

‘나는 얼마나 꼰대인가’




이런 격변기에 가장 중요한 자질은 유연성이에요. 세상을 내 방식대로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죠.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부정하기 보다는 그들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다는 얘기구요.




안녕하세요? 김소희 입니다.
오늘은 요즘 유행하는 ‘꼰대’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여러분은 꼰대신가요? 아니면 아직 적어도 꼰대는 아니라고 자부하시나요?
‘꼰대’는 사전에는 이렇게 써 있답니다. ‘늙은이’를 지칭하는 속어라구요. 보통 요즘 젊은 세대들이 말이 통하지 않는 기성세대를 지칭할 때 자주 쓰는 말이죠.
사실 ‘나는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꼰대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몇 개 존재하는 듯합니다. 한번 같이 읽으면서 생각해 보시면 좋겠네요.
첫째, 아직도 일본, 일본, 일본 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분은 꼰대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직까지 명품, 명품, 명품 하시는 분들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분들은 그런 얘길 하죠.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가고, 인구구성이나 유통형태가 닮아있기 때문에 일본을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고요. 이런 분들은 자나 깨나 일본스터디만 하십니다.
하지만 세상은 지금 다원화된 축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지금 같은 격변의 시기에 해야 할 비즈니스 스터디는 일본/중국/유럽/미국/동남아를 가려선 안 됩니다. 지금은 정보가 곧 기회이고 힘인 시기에요. 그런데 소위 ‘일본통’이란 분들은 사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잘 모르시더군요. 왜냐하면 일본만 가시고, 일본만 공부하시니까요.
일본의 유통은 현재 우리나라와의 싱크로율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본 백화점이 무너지면서부터 그렇게 되었죠. 현재 일본 로컬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거대 마트나 드럭스토어, 동키호테는 우리에게 없는 구조입니다.
둘째, ‘원칙’과 ‘본질’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분들은 역시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원칙과 본질은 중요해요. 문제가 되는 건 예컨대 이런 분들입니다. 아무리 새로운 사례가 등장해도, 아무리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도 ‘아, 그것도 역시 본질은 같군’, 내지는 ‘이것도 역시 같은 원리야’라고 마무리하는 분들이죠. 이 말들은 자칫하면 ‘다 내가 아는 얘기들이군’ 내지는 ‘나의 손바닥 안이군’임을 확인하는 결과를 불러오죠.
지금처럼 격변기에는 새로운 사업이 등장했을 때 초점을 둬야할 것이 ‘저것은 기존의 것과 무엇이 다른가’이지, ‘저것은 기존의 것과 무엇이 같은가’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업의 기회라는 것이 새로운 원칙과 본질에 입각해 나온다기 보다는 그걸 실현하는 ‘방법론’에서 나오거든요. 그 미세한 차이를 이해하는가, 새로 구현된 기술과 백그라운드를 이해하는가가 핵심이란 얘기죠. 그런데 그런 말은 다 사라지고 ‘역시 본질은 같군’이라 말해버리면 모든 게 도돌이표가 될 수 밖에요.
같은 맥락으로 너무 강건한 ‘신념’도 사실 위험합니다. ‘꼰대’란 말의 다른 이름이 사실 ‘신념’일지도 몰라요. 누군가 어떤 가치를 무수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켜내고 결국 성공에 다다르더라, 하는 얘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나리오죠.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유명하게 된 이유는 사실 ‘흔하지 않아서’입니다. 가장 흔한 시나리오는 ‘그는 한 때 자신의 룰로 성공했지만, 세상의 룰이 변했는데도 같은 룰을 고집하다 망하더라’라는 것이니까요.
오늘의 이야기, 혹시 불쾌하셨나요?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글을 읽고 불쾌해서 치를 떨었다면, 꼰대가 맞으세요. 유연하지 못할수록 사소한 것에 못마땅함도 큽니다.
제가 하나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꼰대는 그만 두면 그 뿐이라는 겁니다. 오늘 당장 우리는 마음먹기에 따라 꼰대에서 해방될 수도 있어요. 이런 격변기에 가장 중요한 자질은 유연성이에요. 세상을 내 방식대로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죠.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부정하기 보다는 그들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다는 얘기구요.
이건 결연함보다는 풍요로움을, 거대한 출발보다는 작은 실험을, 실망보다는 제 3의 도전을 가져다주는 힘이랄까요?
그럼 선택과 집중은 어찌 되냐구요? 지금 같은 시대에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는 작은 실험들 끝에 발견되는 것이지 아무 데이터도 없이 결연하게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을까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시원한 9월에는 보다 쿨한 기분으로 뵐게요.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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