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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리오프닝, 새로운 선택의 시간

발행 2022년 06월 10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출처=helinoxstore

 

팬데믹이 잦아들고, 리오프닝의 시간이 찾아왔다고들 한다. 혼란의 시기를 견뎌 온 이들에게 이제 꽃길이 펼쳐진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 사이 시장의 양태가 많이 변했고, 모든 분야의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거리에 다시 활기가 돌고, 어디나 실적이 상승할 것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팬데믹이라는 재앙이 누군가에겐 말 그대로 재앙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였고, 예상보다 길었던 그 시기 변해버린 삶의 방식이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이어진 탓에, 지금 시장의 희비는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다.

 

자연히 앞으로 펼쳐질 시장의 참여자들에게 요구되는 조건도 너무 크게 달라졌다. 보복 소비라는 거품이 가라앉으면 시장은 또 한 번 선택받은 자들과 낙오가 예정된 자들을 내어 보일 것이다.

 

이 같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할 즈음 우연히 ‘헬리녹스’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다. 디지털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곳으로 처음 소개를 받았을 당시만 해도 유럽의 컨셉셜한 아웃도어 용품 기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토종 한국 기업이었다.

 

헬리녹스 X BTS / 헬리녹스 X 메종키츠네

 

파리 루브르 광장에 진열된 캠핑 의자, 깊고 세련된 퍼플을 컨셉으로 한 BTS 콜라보 제품, 슈프림, 루이비통, 나이키, 디즈니, 포르쉐를 잇는 협업, 뉴욕과 파리, 도쿄의 가장 유명한 아웃도어 편집숍에서 가장 많이 팔려 나가는 아웃도어 용품, 그런데 정작 한국에는 딱 한 곳의 리테일 직영점이 있을 뿐 홀세일 영업을 하고 있으니, 오해할만 하지 않은가.

 

이런데 이 회사, 알면 알수록 그 스토리와 매력이 끝이 없었다. ‘헬리녹스’를 세계 최고 아웃도어 용품 반열에 올려 놓은 라영환 대표는 84년생 젊은 경영자다. 군대 제대 후 휴학중이던 라 대표는 선친의 회사인 동아알루미늄(DAC)에서 ‘헬리녹스’를 만들었다. 당시 DAC는 가볍고 강한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개발해 전 세계 고급 텐트의 폴을 공급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라영환 대표가 경영에 참여한 후 헬리녹스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나아간다. DAC의 기술을 바탕으로 초경량 의자를 만들어 ‘헬리녹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했고, 이것이 미국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이후는 급성장 가도다. 슈프림이 먼저 찾아와 콜라보 요청을 하는 브랜드가 됐고, 코로나 기간 캠핑족들 사이 가장 힙한 용품 브랜드가 됐으며, ‘아웃도어=아저씨’ 공식을 깨뜨리고 완벽하게 패셔너블한 워너비 아이콘이 됐다. 독자적인 기술에, 젊은 경영자의 디자인 철학, 시대의 코드를 겨냥한 마케팅이 합쳐진 결과다.

 

현재 헬리녹스는 용품을 넘어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기업이 됐고,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경영상으로는 두 번의 큰 투자 유치가 이루어졌고 상장도 추진중이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우리 안에 있었다니, 실로 오랜만에 심장이 뛰는 느낌이었다.

 

선대의 기술과 본질은 지키되, 이전 세대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세상이 원하는 것을 새로운 세대의 방식으로 창조해 나가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청출어람’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지난 패션 산업의 역사를 봐도 알 수 있다.

 

현재도 많은 기업들이 세대교체를 진행중이지만, 2년 남짓의 팬데믹 동안 상전벽해와도 같이 변화된 시장에서 성장해 나갈 기업들이 몇이나 될지는 미지수다. 과거의 답습이 반복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대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두 가지를 꼽으라면 글로벌화와 디지털 전환이 될 것인데, 헬리녹스는 이미 그것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는 중이다.

 

박선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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