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1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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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사업에서 전의를 상실한 업체들 중 일부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나 뷰티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내 주변 대표들 대부분의 요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 부동산 아니면, 건기식/뷰티로 대표되는 이종 사업이다.
건기식, 뷰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배경 중 큰 요인은 진출이 쉽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일부 OEM 회사가 제조를 하고, 다수의 브랜드가 판매를 하는 화장품 산업의 구조를 건기식이 그대로 닮아 있다. 업체를 골라 제품을 만들고 자기 브랜드만 갖다 붙이면, 온라인 채널 여기저기서 쉽게 판매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쉬운 사업이라는 게 애당초 있기는 한 걸까. 진출이 쉽다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은 뻔한 이치다.
그런데 사람이 먹고, 바르는 이 사업을 쉽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시작이다. 임블리의 ‘곰팡이 핀 호박즙’이 브랜드와 회사 전체에 입힌 치명상을 사람들은 벌써 잊은 것 같다.
내가 아는 한 대표는 전문업체와 손잡고 콜라겐을 런칭했다며 알려왔는데, 식약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콜라겐은 원래 ‘기타가공품’으로 분류된다고 답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수십 종의 콜라겐 중 식약처 인증을 받은 브랜드는 단 2곳뿐이다. 인증과 기능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콜라겐은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이제 웬만한 소비자들은 다 안다. “언니, 콜라겐이 간식도 아니고 인증도 안 받은 걸 왜 먹어요?”라고 말하는 TV 광고도 있지 않은가. 기본적인 시장 조사와 지식도 없이 새 사업에 진출하는 패기는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20~30년 전 의류 사업 시작하듯, 그때 그 시절 소비자를 대하듯 했다간, 필패할 것이다.
/독자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