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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도 ‘새벽 배송’ 시대… 통합 물류 시스템 ‘풀필먼트’ 투자 증가

발행 2020년 05월 2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최첨단 풀필먼트 물류 기지를 구축한 로지스밸리 안산 물류센터
최첨단 풀필먼트 물류 기지를 구축한 로지스밸리 안산 물류센터

 

이커머스 공룡의 배송 경쟁이 낳은 ‘뉴 플랫폼’
고객 주문부터 배송까지 10시간 안에 주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커머스 경제력의 ‘핵’ 부상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짬이 나지 않아 쿠팡에서 옷을 자주 사는 편인데, 고를 만한 옷이 많지 않다. 패션도 새벽 배송하면 대박이 날 거 같은데 왜 시도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여건이 되면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을 정도다.” MCN 기업 샌드박스의 이필성 대표와의 만남에서 나온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그 후 올해부터 쿠팡이 새벽배송 패션을 시작했고 식품이 아닌, ‘패션’의 10시간 배송 시대가 열렸다.


새벽배송, 총알배송이 가능해진 것은 통합 물류 시스템 ‘풀필먼트’ 덕분이다. 풀필먼트는 주문한 상품이 물류 창고를 거쳐 고객이 받게 되기까지의 전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디지털과 물류 인프라가 융합된 이커머스 시대의 총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커머스, 고객 사이드의 시스템으로 3PL(3자 물류)과는 다르다.

 

아마존이 1999년 세계 최초로 풀필먼트를 도입했고, 2006년 FBA(Fullfillment By Amazon)를 런칭하며 본격적인 풀필먼트 시대를 열었다. 아마존의 경우 셀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고 상품을 자체 물류 창고에 받아 보관한다. 그래서 주문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 이는 아마존이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49%를 점유하게 된 중요한 포인트다.


크면 클수록, 고성장 일수록 풀필먼트에 투자

 

국내는 2014년 쿠팡이 로켓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풀필먼트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쿠팡의 로켓 배송, 마켓 컬리의 샛별 배송 등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배송), 즉 택배 경쟁력에만 집중돼 있었던 것이 점차 물류센터의 대형화, 자동화는 물론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며 풀필먼트로 고도화 됐다.


초기에는 이커머스 대형사나 식품과 생활 용품 카테고리에서만 풀필먼트를 실현했지만 점차 패션 분야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다. 패션 산업군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프트 되면서 점차 배송 경쟁이 뜨거워지고 풀필먼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패션 스타트업인 브랜디와 온라인몰 소녀나라는 서울 한 복판에 물류 기지를 구축했다. 브랜디는 동대문에 7,340㎡(2,20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셀러 지원을 위한 물류 도우미 헬피도 운영 중이다. 이번에 100명의 신규 개발자를 채용하는데 대부분이 물류와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것이다.


소녀나라는 쇼핑몰 업계 최초로 이달 초부터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구로동 도심 물류센터를 기존 800평에서 1800평으로 확장하고 설비 투자를 강화했다. 자안그룹도 풀필먼트에 투자를 시작한다.


무신사와 대명화학도 풀필먼트 투자에 적극적이다. 무신사는 2017년 설립된 경기 이천 덕평에 위치한 물류 기업 비앤엠로지스를 인수하고 현재는 무신사로지스틱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더불어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개발 기업인 엑스투소프트도 관계사로 두고 있다. 풀필먼트 구축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최첨단 풀필먼트 물류 기지를 구축한 로지스밸리 안산 물류센터
최첨단 풀필먼트 물류 기지를 구축한 로지스밸리 안산 물류센터

 

대명화학도 안산에 최첨단 풀필먼트 물류 기지를 구축한 로지스밸리에 지분 투자를 했다. 현재 스타트업을 통해 솔루션을 개발해 풀필먼트 고도화를 시도한다.


이커머스 공룡 기업들은 이미 본게임에 들어갔다.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는 물류 풀필먼트부터 확충 했다. 스마트 스토어의 32만의 셀러, 1,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네이버의 넥스트 스텝은 바로 물류로, 이전에 이미 두손컴퍼니, 위킵 등 물류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신세계의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 물류 센터인 네오를 7개 추가할 계획이며 3년 내 1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 통합 쇼핑몰 ‘롯데 온’을 출범시킨 롯데는 풀필먼트 스토어를 2곳에서 7곳까지 확대하며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풀필먼트 스토어는 주문부터 배달까지 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CFS(Coupang Fulfillment Service)를 운영 중인 쿠팡은 약 37만 평 규모의 물류 창고를 보유 중이다.


대기업은 아마존식, 패션은 오픈형 풀필먼트

 

이들 국내 대형사들은 대부분 아마존식 풀필먼트를 도입하고 있다. 입출고, 보관, 배송, 반송까지 통합해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락인(Lockin)효과를 노린 것. 아마존식 풀필먼트는 엄청난 비용 투자가 필요해 패션 기업들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이에 풀필먼트의 아웃소싱이라 할 수 있는 오픈형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오픈형 풀필먼트 서비스는 배송, 쇼핑몰 운영, 셀러, 물류 등 다양한 업무를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코리아센터, 마이창고, 위킵, FSS, 품고, 스마트창고 등 물류, 배송, 셀러에 이르는 분야별 기업이 생겨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단일 셀러가 다수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국내 이커머스 특성상 오픈형 풀필먼트 시장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대세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풀필먼트 서비스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첨단 기술과 자동화 설비를 통해 물류 공정에서의 혁신이 선행되어야 실행 가능하다. 현재의 WMS는 대부분 작업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불특정 다수의 셀러를 위한 풀필먼트 전문 시스템이 개발이 필요하다.


풀필먼트 시스템과 다수의 쇼핑몰을 연동하는 셀링 툴의 결합으로 셀러 업무의 본질적 변화도 동반돼야 한다. 발주, 주문 취합, 송장 등록 자동화, 24시간 출고 등록 서비스, 선정산 금융 서비스 등을 말한다. 단, 기존 셀링 툴 업체의 서비스 수준에서는 타이트한 연동이 어려운 만큼 더 많은 고도화가 필요하다.

 

 

 

패션 쇼핑몰 최초 새벽 배송 실현한 ‘소녀나라’

 

2012년부터 자체 풀필먼트 개발
구로동 물류센터 1,800평 확장
밤 9시 이전 주문, 아침 7시 배송

 

“고객이 저녁 9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일요일 저녁 8시에 주문해도 월요일 아침에 문 앞까지 배송 된다.”


에스엔패션그룹(대표 구길리)의 10대 여성 쇼핑몰 ‘소녀나라’와 20대 쇼핑몰 ‘아뜨랑스’가 이달부터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패션 업계 최초로 ‘주문과 배송까지 10시간’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현재 베타 서비스 기간으로 지난 한 주 전체 물량의 50% 이상이 새벽 배송으로 처리됐다.


에스엔패션그룹은 2008년 설립, 소녀나라, 아뜨랑스, 애도몰 등 연령대별로 3개의 여성 전문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00억 원에서 올해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부터 풀필먼트를 완성하기 위해 설비, 솔루션 고도화에 투자해 왔다.

 

쇼핑몰 업계 최초로 이달 초부터 새벽 배송을 시작한 소녀나라 구로동 물류센터
쇼핑몰 업계 최초로 이달 초부터 새벽 배송을 시작한 소녀나라 구로동 물류센터

 


‘소녀나라’와 ‘아뜨랑스’의 물류센터는 현재 구로동에 위치해 있다. 도심 물류를 선택한 데는 인력 충원이 용이하고 서비스 품질, 고객과의 소통을 고려한 선택이다. 이달 물류센터를 기존 800평에서 1,800평으로 확장했는데, CJ대한통운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설비도 강점이다. 포장 직전 옷은 전량 기계가 접는다. 이 회사는 해외서 옷 접는 기계를 들여와 커스터마이징 했다.


일일 3,000장을 배송하는데 필요한 C/S와 물류 인력이 150여 명이 필요하던 것이, 이기계 덕분에 100여명으로 충분해졌다. 대부분의 인력은 검품과 포장을 담당한다.

 

 


일반적인 패션 기업들은 C/S, 물류가 3순위이지만 이 회사는 1순위다. 이 회사 구길리 사장은 공학도로 설비에 관심이 높고, 본사와 멀리 떨어진 물류 창고를 매일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남다르다.


물류와 솔루션의 최적화를 위해 자체 개발팀을 꾸려 독립몰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각기 다른 회사의 관리 페이지를 열지 않고 하나의 페이지로 채널 관리가 가능하다.


이 회사 표창욱 상무는 “솔루션부터 인프라까지 전체를 자체 개발한 만큼 경쟁 쇼핑몰들의 관심이 높고 심지어 투자 제안도 많다. 투자는 추후에 인프라의 완성도를 높인 이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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