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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아시아 소싱 지형 ‘급변’

발행 2019년 09월 27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아시아 소싱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악화, 베트남-EU 자유무역협정(EVFTA) 체결 등으로 글로벌 소싱 수요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급격하게 이동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더 많은 동남아 국가로의 이전이 늘고 있다.


베트남, 글로벌 소싱 격전지로

 

특히 베트남의 변화속도가 빠르다. 脫중국화로 2014년부터 주요 소싱 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은 최근 그 위상이 더 강화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심화된 미중 무역 전쟁이 풀릴 기미 없이 오히려 더 증폭될 우려가 커지면서 베트남으로 미국 오더 량이 대거 몰리고, 작년부터 동유럽 북쪽에서 생산해온 유럽 고가 존 수량도 이동해 오면서 오더 량이 2~3배 늘어났다. 안타, 리닝 등 중국 내수 브랜드 대 물량 오더도 집중되고 있어 비수기(3~5월)가 사라졌다할 만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렇듯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각국 빅 바이어들의 대량 오더가 몰리며 성장은 더 가팔라졌고, 임금도 그만큼 상승하고 있다.

 

베트남 기반 OEM·ODM 전문 업체 한 임원은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메이저급(100~150개 라인 가동) 로컬 공장 사장들이 ‘언제까지 봉제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길어야 5년이라 답한다”면서, “1인당 인건비가 300불이 넘어가면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의 인건비는 지속 상승 중이다. 2015~2019년 사이 베트남의 최저임금이 연평균 8.8% 증가했다. 8% 임금상승 기준 임가공비가 최소 12~13% 오르는 셈이라 예전만큼 비용절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SG세계물산 관계자는 “베트남은 70% 이상이 젊은 인구이고, 인건비가 중국보다 크게 낮다는 것이 장점인데, 현재는 인건비가 260불 이상으로 올랐다. 과거 하노이를 기준으로 거리별(1~3지역) 급여 차이가 있던 것도 작년부터 확실히 무너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베트남 다음 소싱처로 꼽히는 미얀마로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움직이고 있고, 베트남 내 대규모 공장주들 역시 저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더 안쪽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미얀마에 공장을 짓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인건비가 오르고 문화의식이 높아지며 제조업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베트남 역시 중국처럼 수년 내로 ‘저렴한’ 소싱처로써의 매력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동남아 비용 상승 ‘노란불’

 

이런 변화로 국내 업체들의 동남아 소싱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베트남 내 자사 공장을 보유한 브랜드업체나 메이저급 프로모션 업체들은 부침이 덜하지만 현지 공장과 계약을 통해 움직이는 곳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C, D급 공장으로 밀려날 위험이 커졌다.

 

자가 공장 없이 외주 공장을 두고 움직이던 프로모션업체들은 라인 몇 개씩 계약하는 방식에서 베트남 현지 공장 지분을 인수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생산비용이 상승 중이지만 베트남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현지 공장 지분을 인수한 프로모션 업체 팀장은 “전 라인을 움직일 수 있어 확실히 안정적으로 생산물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국인이 소유주일 경우 현지인 소유 공장보다 세무, 소방 등의 각종 감사를 배 이상 받는 등 애로사항이 많아 지분 인수는 한국인 소유 공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얀마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미얀마로 이동했다 금세 리턴해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유는 ‘생산성’이다. 베트남 생산성이 100이라면 미얀마는 60 정도이다.

 

전기, 도로, 물류 등 인프라도 부족하다. 때문에 물류비용과 기간을 고려하면 베트남 대비 효율도 떨어진다. 미얀마 수도 양곤은 컨테이너 이동이 밤 시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내륙 운송비가 상당히 들고 기간도 5~7일 더 걸린다.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베트남이 효율적이다. 생산과정에서 차질이 생기면 항공배송을 해야 입고시기를 맞출 수 있다.

 

베트남보다 현저히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선 기획 대 물량 아이템만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생산부서가 기획MD 마인드로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엠에스디엔엠 관계자는 “미얀마를 비롯해 소싱처로 관심 받는 국가들이 베트남 수준 이상의 인프라를 갖추는데 10~15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며, “결국 소 로트(lot) 반응생산 비중이 높은 국내 브랜드 업체들의 최적화된 동남아 소싱처는 향후 5~10년간 여전히 베트남일 것”이라 전망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북한생산

 

브랜드업체 생산부서, 프로모션 업체 모두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가장 좋은 소싱 해결책은 북한생산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다.

 

개성공단 재개에 변수도 많고 희망고문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많지만 열릴 가능성이 언급되며 재개를 대비한 플랜과 방침을 준비해두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북한은 가장 근접하고 무관세, 낮은 인건비로 퀄리티 높은 상품공급이 가능하다는 것, 한 민족이라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이 큰 메리트다. 인디에프 생산 및 구매 총괄 김호근 이사는 “개성이 열린다면 굉장한 호재다. 인사권, 통신, 통관 세 가지까지 해결된다면 우리에게 이보다 더 좋은 소싱처는 없다. 다시 열리면 과거보다 인건비가 올라갈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가장 메리트가 큰 소싱처”고 강조했다.

 

코멘트 - 송성현 에스엔에스코퍼레이션 대표

 

“여성복 소싱, 아직 중국만한 곳 없다”

 

동남아는 다품종 소량생산 힘들어
인건비 낮은 中 내륙 공장 활용해야

 

송성현 에스엔에스코퍼레이션 대표
송성현 에스엔에스코퍼레이션 대표

다품종 소량생산, 단납기 반응생산이 많은 여성복 특성상 여전히 중국은 중요한 소싱처다.

 

베트남이 중국보다 소싱 비용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량이 아니라면 생산라인 잡기도 쉽지 않다. 생산을 하더라도 기간이 길게 걸리고, 디테일이 많고 퀄리티 봉제가 요구되는 아이템 생산력은 중국을 따라오지 못해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니 나머지 동남아 국가도 좋은 대안이 아니다.

 

인프라, 속도, 퀄리티 등을 고려할 때 생산비용이 더 들더라도 결과적으로 중국이 베트남보다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늘 보내면 내일 도착하는, 반응생산이 가능한 빠른 속도는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이다.

 

베트남 봉제 퀄리티가 많이 올라왔다지만 중국과 차이가 큰 아이템들이 많다. 핸드메이드 코트만 하더라도 작년 베트남에서 핸드메이드 완사입을 진행했던 브랜드들 거의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 원부자재 구매의 중심이라는 것이 중국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트남에서도 원단 생산을 하고 있지만 원사가 거의 중국 것이다. 일부 베트남 원사를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고 같은 수준의 중국 원단보다 가격이 비싸다.

 

국내에서 답을 찾기는 더더욱 어렵다. 타임, 미샤 등 고가 브랜드들 거래공장 외에는 소싱 기반이 무너져 있고 회복도 쉽지 않다. 육성은커녕 고가 브랜드 소싱처들마저도 고령화와 인력감소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중이다.

 

물량이 큰 선 기획 전략 아이템은 일부 베트남에서 해결 가능하겠지만 소로트 소싱 경쟁력은 중국을 기반으로 키우는 수밖에 없다. 한·중 FTA로 관세가 낮아지고 있고, 안후이성 등 중국 내륙은 대련보다 인건비가 훨씬 낮게 형성돼 있다. 내륙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춘 공장들을 공략하는 것이 여성복이 소싱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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