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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패션 한국 시장 직진출 급증,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발행 2023년 02월 20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로에베'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K컬쳐, 소비 파워 등으로 한국 중요도 커진 반면

국내 전개사의 보수적인 상품, 유통에 불만 커져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해외 패션 기업의 국내 직진출이 급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모와, 셀린느, 클로에, 지방시, 몽클레르 등 3년 사이 지사로 전환한 브랜드만 30개 이상에 달한다. 과거에는 명품, 스포츠, SPA, 데님 등 매출 볼륨이 담보된 일부 카테고리에 국한됐지만 점차 캐주얼, 영럭셔리 등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종료하거나 20~30년 된 장기 파트너사와도 과감하게 관계를 청산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해외 패션 기업들의 국내 직진출 의지가 강한 상태로 패션업계도 덩달아 술렁이고 있다.

 

스페인 럭셔리 ‘로에베’는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코오롱FnC)과의 운영 계약을 종료하고 지사를 설립했다. 당시 로에베코리아 지사장으로 에르메스 면세 유통 출신의 이승진 씨를 선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전개중인 지방시, 몽클레르 등에 이어 셀린느까지 프랑스 명품들도 줄줄이 직진출을 선언했다.

 

프랑스 명품 ‘셀린느’는 2021년 10월 지사를 설립, 직진출을 모색했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에도 올 1월부터 ‘셀린느’의 국내 전개사는 셀린느코리아로 전격 교체됐다.

 

디젤, 질샌더, 메종 마르지엘라, 빅터 앤 롤프, 마르니, 아미리, 브레이브 키드 등을 보유중인 OTB코리아는 2021년 11월 국내 법인을 설립, 지난해 6월부터 매장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중 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 디젤 등은 신세계인터내셔널이 판권을 보유중으로 계약 만료 후 이탈이 예상된 상황이다.

 

국내 유통 전개에도 직진출 법인이 유리

LVMH에 인수된 브랜드 모두 지사 전환

 

신세계는 글로벌 명품 업계 출신인 윌리엄 김을 대표로 전격 영입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연출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브랜드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랜 파트너사와 결별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명품 ‘미쏘니’도 35년 간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제동물산과 계약을 종결, 직진출로 돌아섰다. 이달부터 전 매장을 철수, 현대무역, 부산, 울산, 대백프라자 4개 매장을 정리, 일부는 제동물산의 편집숍 ‘알타모다’로 교체됐다. 신원의 ‘브리오니’, 듀오의 ‘에트로’, 썬무역상사의 ‘리모와’ 등도 파트너십 계약이 만료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처럼 직진출이 급증한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 이유가 있다.

 

우선 주된 이유는 한국이 주요 럭셔리 소비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MZ세대의 구매력과 K컬쳐의 양향력이 커지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위상을 가지게 됐다.

 

반면 국내 패션 기업들의 보수적인 상품 운영, 유통 전략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파트너사들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위주로만 바잉하고, 유통도 관리 비용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패션 기업들은 토탈 브랜드로 성장하고, 아이덴티티를 알리기 위해 전 컬렉션을 두루 바잉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국내 파트너사들은 인기 아이템으로 쏠림이 심하고 재고 부담이 큰 만큼 제한 된 제품을 발주하는 편이다.

 

지사들 급증하며 지사장 등 사람 인선 난항

직진출 법인이 시장 대응 더 느려” 지적

 

리테일 이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진출 기업의 경우 백화점 입점 시 ‘임대 을’ 계약이 가능하지만 디스트리뷰터가 전개할 경우 ‘특정매입’ 계약을 맺고 판매 수수료를 낸다. 또 해외 본사는 플래그십 스토어 개설을 계약 조건에 기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기업들은 자금 사정을 이유로 오픈을 미루면서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생겨나기도 한다.

 

또 카카오 등 SNS 채널의 경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일본은 리테일 채널이 보수적이고 제한적이며, 중국은 시장 규모는 크지만 변수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해외 본사의 M&A로 글로벌 전략이 바뀐 경우도 많다.

 

럭셔리 브랜드 상당수가 팬데믹 전후로 케어링, LVMH 등 주요 럭셔리 패션하우스에 흡수합병되면서 국내에도 직진출이 이어졌다. 특히 LVMH는 직접 전개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인수 후 모든 국내 파트너사를 정리하고 지사를 설립했다. 로에베, 리모와, 셀린느, 에트로, 클로에, 벨루티 등 무려 7개에 달한다.

 

‘에트로’는 듀오와 결별하고 직진출로 전환, 이후 남성 컬렉션 단독 매장을 개설하고, 고급 상권이나 편집숍에 입점을 강화하고 있다. ‘리모와’도 썬무역상사와 계약 종결 후 2018년부터 직접 전개, 작년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로 리빌딩하고 있다.

 

하지만 직진출 기업들이 시장에 안착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사들이 늘면서 인적 인프라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곳들이 많다. 일부 신규 설립된 지사들은 지사장 자리가 공석인 경우도 많다.

 

또 변화가 빠른 한국 시장과 달리 직진출 법인의 경우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영국 슈즈 편집숍 JD스포츠, 망고, 식스티에잇 등 상당수 직진출 기업들이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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