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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보다 더 근사한 ‘명품 리폼’ 급부상

발행 2021년 07월 08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옷장 속 낡은 명품, 최신 스타일로 변신

제작기간 두달, 수십만원 비용에도 대유행

디자이너, 장인이 운영하는 전문업체 급증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옷장 속 낡은 명품을 최신 스타일로 재탄생시켜주는 리폼(reform)이 소비자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고 있다.

 

명품을 변형하면 짝퉁(가짜, 모조품)이 된다, A/S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2년 전까지만 해도 리폼보다 리페어(수선)를 선호하는 경향이 컸지만 최근 친환경,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리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미니백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사용하지 않는 빅백을 미니백으로 개조하는 트렌드가 말 그대로 붐업이다.

 

리폼 열기에 불을 붙인 것은 SNS다. 작년부터 새로운 디자인에 사용가치를 더한 리폼 사진과 후기가 온라인상에 급증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명품 리폼 업계에 따르면 주 고객층은 30~40대, 부모 등 주변에서 구형 모델 백을 물려받은 10~20대 고객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니백과 함께 카드지갑이나 열쇠고리를 선물 용도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완성품과 함께 제작 후 남은 가죽은 소비자에게 다시 배송되는데, 고객들이 자투리로 추가 제작을 의뢰하고 주변에 소개할 만큼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유행 스타일, 사이즈 연출, 제작 개수에 따라 상이하지만 리폼에는 웬만한 브랜드 가방 하나를 충분히 살만한 비용이 든다. 또, 제작 의뢰 후 직접 받아보는 데까지 대개 8주, 그 이상도 소요된다. 그럼에도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출처=가방든남자

 

명품 가방은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 제품이고, 첫 월급 구매나 신혼여행, 소중한 이의 선물 등 추억과 의미가 담긴 경우가 많다. 또, 유행이 지난 빅백은 중고마켓에서도 수요가 낮아 헐값에 팔리는 경우가 대부분.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명품 가방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청주에 기반을 두고 있는 G사 대표는 “명품백 구매 비용의 5분의 1 내지, 10분의 1 가격으로 최신 스타일의 가방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가죽과 부자재를 재활용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S사 관계자는 "사회 분위기와도 맞고 자유자재로 고객 니즈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인데 실물 퀄리티가 SNS를 통해 많이 공유되며 잠재수요를 이끌어 내고 있다. 현재 주문이 완료된 물량만도 소화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폼 전문 업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수선에서 리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수선 장인뿐 아니라 국내외 가방 브랜드에서 20~30년 이상 근무한 제작 장인과 디자이너들이 뭉쳐 사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술자 육성을 위한 교육 영역까지 커지고 있다. 자체 전문 인력 확보는 물론, 창업교육 수요 흡수를 위해서다.

 

명품 리폼 전문 레더몬스터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이일호 사장은 “작년 이맘때 리폼 전문으로 눈에 띄는 곳이 20개 미만이었다면 지금은 수백 개로 늘었다”고 말한다.

 

인피니토 스트랩으로 유명한 레더린(악어가죽 시계줄, 지갑류 커스텀 제작) 대표도 “맞춤 제작 수요가 작년 이맘때보다 50% 이상 증가했고, 명품 가방으로 시계 줄을 제작해달라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 명품 리폼 붐이 가죽 제작 업계에 새로운 기회인 것이 분명하다”며, “젊고 브랜딩 잘 하는 회사와 장인이 손을 잡게 되면 더 발전적인 사업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곳을 선택해야 리폼에 실패하지 않을까.

 

현재 대부분의 리폼 업체들은 카톡 등 모바일 메신저와 전화 통화로 제작 의뢰 및 협의를 진행한다. 실망스런 결과를 피하려면, 사전에 고객과의 소통에 얼마나 충실한지, 낡은 가죽 복원에 있어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1:1 커스텀 디자인 능력을 갖췄는지 등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

 

 


 

이일호 레더몬스터 디자이너 겸 대표

 

낡은 가방 리폼부터, 신상품 디자인 변형까지 커스텀 서비스

 

레더몬스터, 이일호 디자이너 대표

가죽 장인만 10인과 함께 해외 진출

 

2018년 설립된 레더몬스터는 핸드백 디자인, BI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20년 경력의 디자이너, 이일호 대표가 운영하는 명품 리폼 업체다.

 

가죽공예학원 사업으로 출발해 2019년부터 사용하지 않는 백을 활용한 리폼을 시작, 현재 주력이 됐다.

 

현재는 월평균 의뢰 건수가 초기 대비 4~5배 증가했고, 최근에는 신뢰가 쌓인 고객들이 신상품 백의 디자인 변형을 요청하는 커스텀 제작도 늘고 있다. 그만큼 안정된 제작 퀄리티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레더몬스터는 이일호 디자이너와 40년 이상 경력의 고가 핸드백 제작 장인 10인이 손발을 맞추고 있다. 가죽 텐션을 복원하는 기계 등 다양한 장비도 갖추고 있다.

 

리폼은 한번 제작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 시뮬레이션으로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제시하고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한다. 컴퓨터 디자인 설계를 통해 오차 없는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 요구에 맞게 디자인과 설계를 진행한 팬디 가방 / 출처=레더몬스터

 

해체, 재단 등 완료 과정마다 사진을 보내고, 실제 해당 백으로 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남은 부분을 완성제품과 함께 배송하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또, 지적재산권 침해 방지를 위해 철저히 동의서를 작성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의뢰를 받는다.

 

레더몬스터는 2~3년 뒤를 목표로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미국 LA를 첫 진출지로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에는 버려지는 명품 안감을 재활용한 자체 가방 브랜드도 런칭할 계획이다. 주 고객층인 30~40대 여성층을 겨냥, 아이 동반 외출용 기저귀 가방을 시작으로, 판매뿐 아니라 미혼모 시설 후원 등 사회적 활동도 겸할 계획이다.

 

코로나로 중단했던 교육사업도 내년 중 재개한다. 지난해 직업훈련원 인가를 받아, 국가 공인 훈련기관이 됐다. 창업까지 가능한 명품 수선, 리폼 기술 전수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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