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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생산 대란’… 올 연말까지 간다

발행 2020년 03월 02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베트남 하노이 현지 의류 봉제 공장(사진 왼쪽·업체 제공)
베트남 하노이 현지 의류 봉제 공장(사진 왼쪽·업체 제공)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며 패션 업계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매출 폭락은 물론 봉제 및 원단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간이 길어지며 추동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생산 비중이 큰 베트남도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트남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상당수 업체들이 국내 수급을 위해 2월 2, 3주차까지 대구를 잇달아 방문했지만, 대구, 경북지역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소싱처 대구, 사태 중심에

동대문은 중국 원단 안 들어와

 

여성복 다 브랜드를 전개 중인 M사 관계자는 “4, 5월 품번의 상품이 중국에 묶여있고 5, 6월 품번은 원단 수급이 문제”라며, “대구지역 오더를 하려해도 내수업체를 받아주는 곳을 찾기도 어려워 가을 이후부터 원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체 확보가 필요하지만 중국에서 수급해온 단가와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중국 정상화는 기약이 없는데, 베트남은 원부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고 퀄리티가 매우 약하다.


국내는 단가가 높고 물량도 충분치 않은데, 무엇보다 염료, 생지 등 원료 대부분을 중국에서 공수, 비축한 양이 동나면 현 시점에 뾰족한 수가 없다.


생산 프로모션 업체 한 관계자는 “원단 업체 대표들이 곧바로 대구로 내려가 지난달 19일 31번 확진자 등장 직전까지 머무르며 원단확보에 애썼는데 원료가 한달치 정도밖에 남지 않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결국 답은 중국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지난 달 24일에는 대구 염색단지 공장 한 곳에서 확진자가 나와 며칠간 폐쇄 조치됐다.


동대문 역시 원단 수입 지연으로 단가가 상승 중이다.


중가 브랜드를 전개 중인 J사 상품기획 담당자는 “동대문 시장을 계속 돌아보고 있는데 중국산 수입 원단이나 상품 바잉 도매업자는 상품이 거의 없다. 이번 주부터 국내 원단 단가가 많이 올라갈 전망이다. 종류별로 다르겠지만 야드 당 4~5천 원에서 1~2천 원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결 키(Key)를 쥐고 있는 중국 내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깜깜이다.


2월 말부터 공장 가동이 조금씩 늘고 커차우 원단시장도 직원 한두 명 출입 정도는 가능한 정도로 열리긴 했지만, 이달 예정된 광저우 원단시장(3월1주)과 바잉시장(3월2주) 오픈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확진자가 나오면 정부에서 곧바로 공장의 전기를 끊어버리는 등 언제든 변수가 나올 수 있어 업계 관계자 대부분 최소 한 달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격리하는 모습(출처: 베트남 경제신문 Kinhtedothi)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격리하는 모습(출처: 베트남 경제신문 Kinhtedothi)

 

베트남, 중국 원단 수급 난항
수출용 대물량에 일정 밀려

 

추동 시즌에 대한 우려는 더 심각하다. 지난 겨울 수요가 상승한 일명 뽀글이 소재만 해도 90%가 중국산이다. 선 진행이 이미 활발할 시점이지만 대부분 한 장도 실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같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차질이 없던 베트남 생산도 이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중국 내 혼란이 길어지며 베트남에 투입되던 중국산 원단 수급에 난항이 불가피, 수출오더 규모가 큰 글로벌 빅 브랜드들의 생산 일정이 늘어지고 있다.


통상 2~6월에 생산이 이뤄지는데 두 달여 밀리며 4~8월에 몰릴 전망이다. 6~9월에 진행되던 우리 내수 브랜드들의 기본 오더가 이들 물량과 맞물릴 수밖에 없는 상황. 3월에 투입되는 선 기획 물량도 진행이 거의 안 돼 있어 큰 차질이 예상된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 봉제공장들이 소화하는 빅 브랜드 오더물량은 2, 3월 작업량의 30%밖에 가동이 되지 않고 있고, 원부자재 50~60%가 홀딩 돼 있다.


베트남 현지를 오가는 생산업체 관계자는 “묶여있는 원단이 빨라야 3월 31일 실리는데 그러면 꿰매는 것은 4월 20일 경에나 가능하다. 생산성이 30~40% 낮아졌다”며, “평소 4만5천장을 2~3개 라인으로 돌렸는데 8개 라인에서 돌리고 있고, 대형 생산라인을 돌리는 베트남 현지 M봉제공장에서 이달 15~25일 가동할 오더를 찾는다는 연락이 올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길이 막힌 대물량의 중국 내수 브랜드들이 우리나라나 일본 에이전트를 통해 3국을 통한 봉제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수량이 적은 국내 내수 브랜드들의 임가공은 더 뒤로 밀리는 상황이 우려된다.


브랜드 업체들이 물량을 더 소극적으로 책정했고, 생산 전문 프로모션 업체들도 현지에 안정된 자가 공장을 갖추지 않은 이상 예년보다 적은 물량에 몸을 사리고 있어 우선순위에서 점점 더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로모션, 소량 오더 기피
결국 추동 가격 인상 불가피


생산 프로모션 M사는 당초의 절반 가량 낮춰 목표를 잡았다. 이 회사 대표는 “이달 베트남에서 만난 업체 대표들이 한결같이 오더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겠다고 했다. 5~10월 6개월간 싸움이 치열할 텐데 무리하게 했다가 에어(항공)로 싣거나 케파(capa) 확보를 못해 위기를 겪을 상황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가 베트남으로 가는 길도 차단 위기다. 주 호치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주 초 베트남 내 확진자 16명(호치민3, 하노이 인접 빈푹성11, 타이화성1, 냐짱1)이 나오면서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이 한국, 일본, 싱가포르에서 온 관광객을 입국장에서 철저히 관찰하고 질병 증세 시 즉시 격리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대구-베트남 간 항공 노선 비운항 또는 감편 움직임이 있고, 그 외 인천·부산-베트남 간 노선도 일부 감편이 예상된다.


베트남 현지 근무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24일 하노이 경남 아파트 맞은편 스카이 아파트에서 한국인 확진자가 1명 나와 공안들이 중화지역뿐 아니라 한국인들이 사는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검사하고 있다. 한국인은 화물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붙여 놓은 곳도 있다”며 “한국 내 확진자 급증도 계속돼 입국 금지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다낭시의 경우는 지난주 초 코로나 감염 집중 지역인 대구에서 온 80명을 격리 조치했다. 2월 23일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의료 신고서(조사서)를 작성해 제출해야한다.


결과적으로 업계는 추동 가격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 영향이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원단 수급부터 봉제 공임까지 원가 상승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매출 폭락을 겪고 있는 업체들은 매주 비상회의를 소집하며 원가상승에 대비한 추동 리스크 최소화 대응전략을 마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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