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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계, 4대 패션위크로부터 잇단 독립선언

발행 2020년 07월 15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CFDA_“패션 사업의 리셋(Fashion Industry Reset)'

 

루이비통, 파리 패션위크 이탈해 중국·일본 로드 쇼

뉴욕 패션위크, 마이클 코어스 등 불참...일정 단축

英·美 패션협회, 패션위크 ‘낡은 틀 벗자’ 한 목소리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패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몇 년 전부터 ‘패션위크는 죽었다’ 혹은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언급되어 왔다.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로 연결되는 빅4 패션위크를 겨냥해서다.

 

과연 그럴까. 지금 상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욱 나빠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리셋(Reset)이 절실하다고들 말한다.

 

최근 LVMH 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2021 봄/여름 파리 남성 패션위크(7월 9-13일) 오픈 날에 맞춰 깜짝 소식을 내놓았다. 파리 쇼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그 컬렉션을 가지고 오는 8월 6일부터 중국 상하이와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로드 쇼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일정에 다른 나라도 추가할 가능성도 비췄다.

 

남성 의류 부문 아트디렉터 버질 아블로가 진두 지휘하는 상하이 런웨이 쇼에서는 신소재 30개, 리사이클 소재 25개 등 모두 80여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으로 런웨이 쇼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모두 중국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일반에 공개되는 오프라인 쇼와 함께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세계에 중계될 예정이다.

 

일본 런웨이 쇼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최근 도쿄에 루이비통 남성 의류 독립 매장을 오픈했고 버질 아블로가 일본 디자이너 니고와 의류 라인 콜라보레이션을 런칭하는 등 루이비통의 일본 비중이 강화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루이비통이 파리 패션위크를 등지고 상하이, 도쿄 등 아시아 여정에 나서는 것은 파리 패션위크가 팬데믹 영향으로 관객 없는 라이브 디지털 쇼로 진행이 제한되어 있고 여전히 해외여행, 특히 명품 소비의 큰 손인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들이 못 오니 우리가 찾아간다는 적극적인 발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의 이 같은 행보가 주목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라이벌 케어링그룹의 생 로랑과 구찌가 일주일 간격으로 패션위크 캘린더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생 로랑 20FW 컬렉션 (왼)로제 (오)레니 크라비츠

 

생 로랑은 앞으로 파리 패션위크 캘린더와는 별개의 자신만의 페이스로 독자적인 모습의 패션 이벤트를 만들겠다며 광범위한 변화를 암시했다. 구찌는 시즌 캘린더에 구속받지 않겠다며 지금까지 매년 참가했던 5개 쇼를 2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문 매체들은 오는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 불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천연 모피 사용 중단 등 구찌가 패션 업계에 미쳐온 영향력에 비춰 이번 결정의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쪽에서는 마이클 코어스가 뉴욕 패션위크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리조트, 크루즈 이벤트를 생략하고 연 2회 독자적인 스케줄로 쇼를 열기로 했다. 오는 9월 2021 봄/여름 쇼 참가를 포기하고 대신 10월 말이나 11월 초 런웨이 쇼를 준비 중이다. 9월 뉴욕 패션위크는 마이클 코어스 외에도 참가 신청률이 저조해 당초 9월 11-16일 일정을 14-16일의 3일로 줄였다. 런던 9월18-22일, 밀라노는 로마로 장소를 옮겨 9월 22-28일, 파리는 9월 28-10월 6일로 일정을 잡아놓고 있지만 뉴욕처럼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빅4 패션위크 캘린더 프레임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배후에는 벨기에 디자이너 드라이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등 중견 디자이너들,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 영국 패션협회(BFC) 등이 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낡은 틀에서 벗어나자’고 패션 시스템 운영의 근본적인 개혁을 호소하고 있다. 드라이스 반 노튼 등 40여명이 넘는 중견 디자이너, 패션 리테일러들은 연명의 공개서한을 통해 가을/겨울 콜렉션 딜리버리를 8월에서 1월로, 봄/여름 콜렉션은 2월에서 7월로 옮길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선보인 컬렉션의 소비자 판매 인터벌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패션 브랜드들의 무분별한 할인 판매도 지양하자고 주장했다.

 

이 공개서한에 톰 브라운, 질 샌더, 버버리, 토리 버치, 끌로에, 노드스트롬, 셀프리지 등도 서명했다. LVMH나 케어링그룹 등 유럽의 굵직한 패션 하우스들은 빠져있다.

 

CFDA와 BFC는 공동으로 “패션 사업의 리셋(Fashion Industry Reset)이라는 제목의 공동 메시지를 통해 현재 매년 4-6개에 달하는 빅4 패션위크 이벤트를 2개로 줄이고 개최 장소도 한 개 도시로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 상품 공급 시기와 물량도 줄이자고 했다.

 

이 같은 제안의 구체적 실현은 쉽지 않겠지만 루이비통이나 생 로랑, 구찌 등의 독자적인 움직임은 빅4 패션위크 캘린더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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