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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한국의 ‘슈프림’을 향해… 스트리트 캐주얼 본게임 개막

발행 2019년 09월 16일

전종보기자 , jjb@apparelnews.co.kr

 

'디스이즈네버댓' 무신사테라스 추동컬렉션 전시
'디스이즈네버댓' 무신사테라스 추동컬렉션 전시

 

8월 초 무더운 날씨 속에 AK&홍대 인근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대부분이 10·20대로, 한 눈에 봐도 1,000명이 넘는 인원이었다.
이 날 AK&홍대 17층 ‘무신사테라스’에서는 가 오픈에 맞춰 스트리트 캐주얼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의 추동컬렉션 전시가 진행됐다. 한정판 발매나 판매도 아닌 전시 행사에 하루 동안 약 3,000명이 다녀갔다. ‘디스이즈네버댓’이 ‘한국의 슈프림’이라 불리는 이유를 증명한 하루였다.
‘디스이즈네버댓’만이 아니다. 유수 스트리트 캐주얼의 전시, 팝업, 신상품 발매 행사 때마다 수백, 수천 명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만큼 스트리트 캐주얼이 10·20대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해진 것이다. 대형 패션기업들이 이들과의 협업을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 그만큼 진입장벽은 높아져
제2의 ‘디스이즈네버댓’ ‘앤더슨벨’을 향한 복마전

 

스트리트 캐주얼 업계는 최근 2~3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온라인 시장 확대, 스트리트 패션의 인기, 10·20대 구매력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다.


현재 10여개 브랜드가 각각 연간 100억 원(지난해 기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커버낫’, ‘널디’와 같이 오프라인 유통을 확장 중인 브랜드는 연 매출 200억 원을 넘어섰다. ‘인사일런스’, ‘피스워커’, ‘드로우핏’ 등은 런칭 첫 100억 원대 매출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해당 브랜드들 모두 올해 50%, 많게는 2배 이상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키르시' 오사카 햅파이브 팝업스토어
'키르시' 오사카 햅파이브 팝업스토어

 

인기상품군의 판매량은 제도권 브랜드 못지않다. 여름 로고 티셔츠는 브랜드 별로 단일 품목 10만 장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주력 상품에 따라 데님, 코트, 라이더 재킷도 시즌 판매량이 1~2만장에 달한다. 가방, 신발 등 의류 외 품목은 1,000~3,000개씩 소량 생산하는데, 조기 품절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은 기업대로, 영세사업자는 영세사업자대로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침체기에 빠진 국내 패션업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성장세를 기록중인데다, 오프라인 브랜드보다 비교적 소규모 자본과 인력으로도 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기존 브랜드 라인이나 신규 브랜드 런칭 방식으로, 영세사업자의 경우 웹 사이트나 SNS마켓 오픈, 크라우드 펀딩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신규 늘었지만 안착 쉽지 않아

 

많은 브랜드가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기존 브랜드들을 위협할 만한 움직임은 없다. 가파른 성장세를 기대하며 막상 뛰어들어보면 생각보다 문턱이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스트리트 캐주얼 업계를 경험해 본 관계자들은 해당 시장이 녹록한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무신사 랭킹 100위권 이내, 상위 5%의 이야기일 뿐, 주목 한 번 받지 못하고 브랜드를 접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여러 원인이 제기되지만, 대체로 ‘사전 작업 미흡’이 지적된다. 런칭 전 브랜딩 작업과 10·20대 및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에 대한 이해 등 선행돼야 할 부분이 많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장세만 생각하며 준비 없이 뛰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브랜드라면 타 브랜드에서 느낄 수 없는 디자인이나 정체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체성은 없이 인기 브랜드 디자인을 따라하는 식의 런칭이 많다는 것.

 

'널디' NXF2019
'널디' NXF2019

 

지속적인 정체성 구축 필요


‘앤더슨벨’ 최정희 상무는 “트렌드를 반영해 인기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은 쉽다. 과거에도 현재도 그런 브랜드는 많다. 가장 어려운 것이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일”이라며 “잘 쌓은 브랜드 가치는 어떤 브랜드가 나와도 대체할 수 없다. ‘앤더슨벨’이 계속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앤더슨벨’은 런칭 이후 외국인 모델 기용이나, 고급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홈페이지 영상콘텐츠 도입, 50~100만 원대 프리미엄 라인 제작등 기존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시도를 이어왔다. 그 결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 컬러를 인정받기 시작했고, ‘대체불가’ 브랜드로 거듭났다.

 

 

'앤더슨벨'
'앤더슨벨'

 

‘앤더슨벨’ 뿐이 아니다. 과거 온라인 브랜드들이 인기상품을 비슷하게 만들어 판매하는데 급급했다면, 최근에는 각종 영상이나 오프라인 전시, 공연 등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 일에 비용을 투입해서라도,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기 위함이다.


국내 주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은 10·20대를 대상으로 브랜딩에 성공했다. 유사한 컨셉의 신규 브랜드 등장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반대로 인기 유지 여부에 따라, 브랜드 가치의 견고함도 재평가될 것이다.


빠른 성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규 브랜드도, 인기 브랜드도 기존에 없는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과거 퍼포먼스가 디자인, 가격 플레이 등 다소 제한됐다면, 지금은 영상, 사진, 전시, 공연 등 무엇이든 가능하다.

 

 

 

‘무신사 랭킹’은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의 척도

 

젊은 층 동향 ‘작은 시장조사’로 불리기도
상위권 랭크되면 직접적 매출·홍보 효과

 

랭킹 카테고리는 무신사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무신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랭킹이 갖는 힘도 강력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물론, 기업에서도 무신사 랭킹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반영한다. 젊은 층 수요를 알기 위한 ‘작은 시장조사’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상품, 브랜드, 검색어로 나뉜 랭킹에 현 시즌의 트렌드가 잘 반영돼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매출 여부는 어떨까.


무신사 랭킹 상위권을 경험한 브랜드는 매출면에서 상승효과를 경험했을까.


우선, 랭킹 자체가 판매량과 상품 조회 수, 상품 후기 횟수 등 유저 반응 데이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도출되기 때문에, 매출 영향을 받지않고는 랭크될 수 없다고 무신사 측은 설명한다.


실제 상위권 브랜드, 상품에 랭크된 브랜드들 또한 특정 일자의 매출 신장이나 해당 상품의 판매량 증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랭킹에 오를 경우 상단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기때문에, 매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A브랜드의 경우, 얼마 전 진행한 프로모션으로 브랜드와 상품이 상위에 랭크되면서, 무신사 내에서 일 매출이 1~2억 원대까지 치솟았다. B브랜드는 특정 상품의 상위 랭크 기간 동안 일일 1,000건 이상의 주문량을 유지했다.


최근에는 무신사 측이 진행하는 포털 사이트 검색어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효과가 배가되고 있다. 그동안 노출 범위가 무신사 방문객으로 한정됐다면, 포털 사이트를 통해 크게 확대됐기 때문.


입점 업체 입장에서는 매출 상승 이상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랭킹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랭크 기간 이후 장기적인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스트리트 캐주얼 업계에서는 무신사 랭킹이 곧 인기 랭킹이다. 무신사 랭킹을 통해 어떤 브랜드의 어떤 상품이 뜨고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나 브랜드나 마찬가지”라며 “상위권에 랭크될 수 있는 상품, 혹은 상위권에 랭크된 상품과 매치할 수 있는 제품의 판매를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랭킹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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