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는 커머스 아닌 커넥터, 편리한 사용자 경험이 최우선 가치”
서정훈 지그재그 대표

발행 2020년 11월 16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서정훈 지그재그 대표
서정훈 지그재그 대표   /사진=박시형 기자

 

 

 

패션 테크 기업 크로키닷컴(대표 서정훈)이 지난 2015년 런칭한 동대문 기반 여성 쇼핑 앱 ‘지그재그(zigzag)’는 올 10월 기준 거래액 6천억 원, 누적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체류 시간도 1시간을 훌쩍 넘는다.
영업이익은 더 놀랍다. 지난 2018년 매출액 225억 원, 1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많은 자금투자를 한 2019년에도 매출액 293억 원, 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니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이슈의 중심에 있는 서정훈 대표를 서울 삼성동 지그재그 본사에서 만났다. 

 


런칭 5년 만에 누적 거래액 2조, 체류 시간 1시간
수수료 아닌 데이터 기반의 유료 광고로 수익 창출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서정훈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디지털아리아 개발팀장, 디지털아리아의 자회사 라일락 대표를 거쳐 2012년 초 회사를 창업했다.


스포츠팀 관리 앱 ‘팀에이블’, 영어 단어장 앱 ‘비스킷’에 이은 넥스트 스텝으로 필수인 의식주, 그 중 식이나 주와 달리 시장을 선점하는 앱이 없는 ‘의’(패션)에 주목했다.


먼저 유니클로, 자라 등 제도권 패션 브랜드들을 시범적으로 앱에 적용해봤다. 시장은 크지만 각각의 아이덴티티가 달라 모아놓는 의미가 없었다. 동대문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소호몰로 눈을 돌렸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쇼핑몰 이용 시 검색보다 즐겨찾기 북마크를 통해 주로 방문하는 것을 확인, 쇼핑몰을 한데 모은 즐겨찾기 앱 ‘지그재그’를 런칭했다.


지금이야 스타일난다, 육육걸즈, 임블리 등 수백억 대 규모까지 4천여 곳의 쇼핑몰 사업자가 입점해 있지만 초기에는 친분 있는 곳마저 문전박대였다. ‘일단 모아놓고 밸류를 주자’는 생각으로 법적 문제 없는 내에서 무단으로 포털 사이트 내 쇼핑몰을 하나하나 크롤링(crawling), 3일간 엑셀 작업을 통해 300곳을 모아 이미지화하고 앱으로 오픈한 것이 첫걸음이다.

 

 

 


서정훈 대표는 “왜 허락 없이 했느냐는 항의도 있었지만 2개월 후에는 톱 쇼핑몰들이 더 노출해달라고 할 만큼 높은 트래픽을 확보했다. 단순한 즐겨찾기 앱이지만 ‘편리함’에 유저들이 열광, 사업에 확신을 얻었다”고 말한다.


5년간 사업을 확장해오며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움직였고. 초기 거래액 4배 성장을 내다보게 된 핵심으로 작용했다.


지그재그가 업계에서 특히 회자되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이다. 많은 트래픽을 확보하며 외형을 키운 플랫폼 사례는 많았지만 수익화에 성공한 모델을 찾기 쉽지 않아서다.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지그재그 본사
지그재그 본사

 


지그재그도 2016년 수수료 형태 전환을 시도했다 접었다. 입점 업체들의 반발과 이탈로 광고 유료화로 방향을 틀고, 목표 임계치 150만 이상 MAU(Monthly Active Users)를 넘긴 2017년 12월 광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방식은 비용이 큰 순서대로 노출이 큰 대부분의 플랫폼과 달랐다. 축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하는 유저에게만 광고가 노출되도록 개발했고, 셀러가 언제든 노출 수와 효과에 따라 광고를 멈출 수 있도록 했다. 계약된 기간을 채워야 하는 자리 분양 개념에서 벗어나 자금력보다는 잘하는 셀러가 더 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 수익화 역시 편리한 사용성이 가져왔다.


서 대표는 “지그재그는 커머스가 아닌 ‘커넥터’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방해해 유저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고 셀러가 진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거부감 없이 양쪽을 연결하는 것을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행보도 커넥터의 역할을 잘 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발인력도 작년 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통합 결제, 하루 단위 정산 시스템 등 셀러들이 제공받을 수 있는 인프라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한다.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로부터 총 100억 원의 투자유치가 이뤄지며 적시에 필요한 자금 투입과 빠른 구현이 가능해졌다.

 

 

 


유저는 철저히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다. 대신 입점 기준은 확장될 여지가 있다. 많은 제도권 기성패션 브랜드들이 입점을 희망했지만 동대문 기반 쇼핑몰에 국한돼 불가능했다. 


유저들이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브랜드 확장이 필요, 내년에는 결을 맞춰 움직일 수 있는 카테고리 구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해외 진출도 가속화한다. 이미 2018년 말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 앱 테스트 봇을 진행 중이다. 지그재그 셀러들이 지금 잘 팔리는 패스트패션이 주력인 만큼 사계절이 뚜렷하면서 가깝고, 국내 커머스 시장 3~4배 규모 지출이 이뤄지는 점, 동대문 같은 자체시장을 갖추지 않은 점, 고정고객 충성도가 높은 성향을 고려해 일본을 첫 진출지로 정했다.


서 대표는 “잘 되던 파이집에 손님이 줄어드는 건 더 맛있는 파이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맛의 우위에 있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듯, 각각의 유저에 꼭 맞는 서비스로 가치를 찾는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TV광고 슬로건도 ‘쇼핑은 지그재그가 맛있어’다. 장면을 빠르게 캐치해 구현하는 ‘크로키’에서 따온 사명 그대로, 패션 시류를 잘 읽는 쇼핑 맛집의 성장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지그재그 제공
/사진=지그재그 제공

 

서정훈 대표 프로필
   1977년생
   아주대 미디어학과 석사
   전 디지털아리아(현 지트리비앤티) 개발팀장
   전 라일락(디지털아리아의 자회사) 대표
   현 크로키닷컴 대표 (2012년 2월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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