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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스타트업 제1의 덕목 ‘생존’

발행 2022년 01월 10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출처=쿠팡

 

스타트업 산업이 활성화되고 스타트업 투자에서 심심치 않게 대박을 냈다는 기사들을 접하는 요즘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흔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시계를 거꾸로 돌려 5년 전으로 가보면, 국내 스타트업 중 주목을 받던 곳은 쿠팡 정도가 유일했다. 거기서 4년을 더 거슬러 가보면, 스타트업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조차, 유니콘은 보기 드문 것이었다.

 

2013년 미국 카우보이벤처스(Cowboy Ventures)의 에일린 리(Aileen Lee)가 처음 이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미국 시장의 유니콘 수는 39개에 불과했다.그렇다면 현재는 얼마나 될까.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 유니콘 수는 500개를 넘어섰다고 하니, 2022년을 시작한 지금은 거의 600개에 육박하지 않을까 추정된다.

 

하지만, 유니콘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가까스로 숨만 쉬면서, 말 그대로 연명의 상황에 놓여있는 스타트업들이 절대다수라는 사실이다.

 

아직 국내 스타트업 투자 산업의 히스토릭 데이터(historical data)는 충분치 않은 관계로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힘들지만, 최초 외부 펀딩인 씨드(Seed) 펀딩 후 무수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최초 기관투자를 일컫는 ‘시리즈A’에 도달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시리즈 A를 받은 스타트업들 역시 이후 시리즈 B 등 후속 펀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스타트업에 비해 훨씬 많다.

 

사업 본연의 매출로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인 스타트업이 넉넉한 후속 펀딩없이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정부 과제나 지원금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물론 이는 답이 아니다. 답은 바로 ‘절약’이다.

 

사실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나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이나 불필요한 자금 지출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슬림하게 운영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투자유치 후 인재 확보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들이 많아지면서, 높은 급여에 좋은 복리후생 등의 채용조건을 내세우는 곳들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채용조건만으로 이직한 인력들은 더 좋은 채용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곳으로 언제든 떠나갈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조건만으로 좋은 인재들을 채용한 후, 제대로 된 기업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인력이 쉽게 떠나가고, 후속 투자 유치도 끊겨 생존을 위협받는 스타트업은 하수 중 하수라고 본다.

 

그래서 스타트업 제 1의 덕목은 다름 아닌 ‘생존’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살아남아야 기회도 온다. 챨리 엘레스(Charles D. Ellis)는 주식투자 관련 유명 저서인 ‘패자게임에서의 승리(Winning the Loser’s Game)’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아마추어들이 하는 테니스 경기에서는 멋지게 서브에이스로 점수를 내는 것이 아니라 80% 이상의 점수가 상대방의 실수에서 나온다. 이러한 게임을 ‘패자게임’이라 한다. 이러한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주식투자에서 생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스타트업에도 정확히 적용된다.

 

스타트업 성공에 가장 큰 변수는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듯 ‘타이밍’이다. 그런데, 이 타이밍이라는 것은 도무지 인력으로 제어할 수 없는 변수다. 그래서 우리는 시대를 너무 앞서가 망한 케이스와 조금 늦게 진입해 망해가는 사업들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반대로 악전고투하며 생존하고 있다가 마침내 시장이 도래했을 때, 경쟁사들이 다 소멸되어 사라진 시장에 혼자 남아 과실을 독식하는 폭풍 성장 스토리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앞(생존)의 과정을 보지 못하고, 뒤에 수확만 관심 있게 보기 때문에, 자주 ‘생존’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스타트업의 제1 덕목은 언제나 ‘생존’이다. 2022년, 생존 중인 수많은 스타트업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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