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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삼] 프라이부르크(Freiburg)는 어떻게 ‘세계의 환경 수도’가 되었을까

발행 2022년 12월 27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태양광, 제로 웨이스트의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

 

프라이부르크(Freiburg)는 프랑스와 스위스 접경의, 전 유럽을 대표하는 친환경 도시다. 12세기부터 상업과 학문, 종교의 중심지로 ‘헨델과 그레텔’의 배경이 되었고,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흑림(Black Forest) 지대 초입에 위치하고 있다. 관광은 물론 유서 깊은 대학과 가톨릭 대주교의 소재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프라이부르크는 15년 전 처음 방문을 했을 때부터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문화 선진국의 느낌’을 가지게 했던 곳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도시의 80% 이상이 파괴됐다. 프라이부르크는 도시 재건 과정에서 시와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전격적인 인식과 실천으로 도시를 변화시켰다.

 

‘세계의 환경 수도’라 불리는 이곳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1970년대 초 라인강 인근 프라이부르크 북쪽에 위치한 도시 비일(Wyhl)에 주정부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방안이 공개됐다. 때마침 공업화에 따른 심각한 대기오염과 산성비로 흑림 숲의 소멸을 지켜본 시와 시민들은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숲과 자녀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전 세계 1차 오일 파동이 있었던 1970년, 독일에서 가장 먼저 자가용 운행에 대한 억제를 시행했고, 1975년에는 원전 건설 계획을 완전히 철회시켰다. 이후 1986년 러시아에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자 연방 정부보다 14년이나 앞서 독일 최초로 시에 ‘환경보호과’를 설치, ‘탈원전’을 시의회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시의회는 지금도 생소한 ‘에너지 자립 도시(Energy Independent communities)’를 목표로 설정했다. 외부로부터 공급되는 에너지의 수요를 최소화하고 공동체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절전형 전구 보급과 에너지 절약형 독립주택을 개발했다.

 

시는 매년 흑림에서 가지치기를 한 나무들을 건조시켜 완전연소에 가까운 펠렛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땔감으로 공급한다. 시민들에게 솔라(Sola) 주식을 팔아 그 자금으로 '솔라전력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공개모금을 통해 축구경기장에 태양광 발전장치를 설치, 이익을 배당하고 경기장 연간 좌석권을 제공해 전 독일의 부러움을 샀던 것은 유명한 일이다.

 

분데스리가(BL)의 SC프라이부르크가 이곳을 연고로 하고 있고, 일찍이 차두리 선수와 권창훈 선수가 여기 소속이었다. 현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한 정우영 선수가 뛰고 있다.

 

승용차 사용을 억제하며 대중교통, 도보, 자전거를 우선하는 교통정책, 바람의 길을 조성하는 정책과 도시 내 대기 정화를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했다. 흑림에서 흐르는 강물을 도심 내부로 끌어들여 수로를 만들고 물을 순환시킴으로써 도시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베힐레(Bachle)는 우리나라 청계천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지금도 이곳은 자동차로는 30km 이상 속도를 낼 수도 없고, 도시 진입도 금지되어 있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두어야 하고 도심에서는 트램을 타거나 웬만하면 걸어야 한다.

 

호텔이 아니고서는 건물에서 에어컨을 찾기도 쉽지 않은 프라이부르크는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관광도시, 독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 정권과 상관없이 시와 시민들의 의식 전환과 일관된 정책만으로 이뤄낸 결과다.

 

프라이부르크는 도시 전체 사용 에너지의 15% 이상을 태양광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도시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숲과 녹지는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재활용률도 70~80%에 달하며, 다회용 컵은 어디서나 사용과 리턴이 가능하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소각되지만, 여기서 나오는 폐열은 다시 지역사회의 에너지로 순환되어 사용된다.

 

우리는 어떤가. 프라이부르크의 역사는 말한다. 친환경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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