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
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발행 2020년 04월 2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혜인 슈라보 대표(前 소다 CD)
이혜인 슈라보 대표(前 소다 CD)

 

최근 유럽에서는 BC(Before Corona·코로나 전)와 AC(After Corona·코로나 후)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코로나 전과 후의 세상이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독일에서는 2019년 순이익만 20억 유로(약 2조6,816억 원)에 달하는 아디다스와 H&M 등이 당분간 임대료 지불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엄청난 비난을 샀다. 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유럽의 대형 패스트 패션 체인들이 아시아 하도급 생산 공장과의 주문계약을 잇달아 취소, 현지 노동자들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


패션유통 컨설팅 기업 에디티드(Edited)에 따르면, 불황에도 선전했던 럭셔리 브랜드의 재고가 전년 대비 평균 32% 증가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의 모든 매장이 한 달 이상 문을 닫아 건 상황에 독이 든 잔과 같은 할인 판매 비중도 2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전혀 새로운 일상을 접하게 된 넥스트 노멀시대의 패션 패러다임 또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온라인 소비자와 바로 소통하는 D2C 브랜드의 증가와 SNS의 활용 반경이 더욱 넓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제 소비자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을 활용한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 일부 생산과 물류 등에서 디지털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디자인, 상품기획, 마케팅 분야에서는 아직도 많은 기업이 이전 시즌 판매 데이터와 감(感)에 의존해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코로나 탓을 하는 지금, 홀로 두 자릿수 신장을 하는 기업(F&F)는 과연 어떤 비결을 가진 것일까.

 

핵심은 소비자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베스트 상품을 원하는 시기에 출시, 비수기 없이 효과적으로 운영한 것이다. 기존 히트 아이템에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성향을 더해 도출된 키워드에 집중해 만들어진 상품은 뉴 히트 아이템이 된다.

 

바야흐로 이제는 IT(Information Technology)가 아닌 DT(Data Technology)의 시대다. 현재 데이터의 95%는 최근 3~4년 간 생성된 것이고, 그중 80% 이상은 소비자가 디지털 공간에 남긴 라이프스타일 패턴이다. 그 패턴을 데이터화한 것이 빅데이터다. 이제는 이 빅데이터와 상품의 방향을 적절하게 매치하는 것이 필수다.


또 AI 기술을 활용해 리오더나 재고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도 갖춰야한다. 데이터에 근거한 딥러닝으로 트렌드와 가격을 예측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24시간 정확한 동향과 정보를 제공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AI에 의한 고객 획득 비용이 최대 50% 절감 가능하고 수익은 5~15% 증가했으며 마케팅의 효율성은 10~30% 향상된다고 밝혔다.


이제는 기존의 성공 방식으로는 어떤 비즈니스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기존의 틀을 깨는 파괴적 혁신의 시기가 도래했고, 디지털이 우리의 비즈니스에 직결되지 않으면 차별화는 힘들다.


실질적인 방법론, 프레임 웍을 짜서 실행에 옮겨야할 때다. 실제 디지털화가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짚어 정의하고, 수단으로 활용할 때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마케팅과 상품기획의 시작점은 기술이 아닌 소비자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와 급변하는 소비자 변화에 단순한 판매 데이터와 개인의 감각, 그리고 컬렉션 자료에 의지한 상품 제안으로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


감(感)으로 일하던 시대는 잊자. 변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가 비즈니스의 모든 중심에 있다는 것, 변해야할 것은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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