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위기에서 지켜주는 ‘펀더멘털’의 조건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20년 07월 23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물론 회사 규모에 맞게 경험치가 높은 경력자를 영입하는 일도 회사 성장 과정에서의 시간과 자금을 아끼는 요소로써 중요하다. 하지만 함께 성장해온 기존 임직원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보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외부충격에서 회사를 지켜줄 펀더멘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펀더멘털(Fundamental)은 사전적 의미로 근본적인, 필수적인, 기본적인이라는 뜻이 있지만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고, 투자를 검토하는 투자자 또는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기초 체력’ 정도의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 기업의 기초체력은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버틸 수 있는 근간이기도 하다.

 

코로나(COVID-19)라는 예상하기 힘든 외부충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기업의 펀더멘털이 훌륭하다면 아마도 내부적으로 빠르게 경영판단을 하고, 고통을 분담하며, 해결책을 찾아 오히려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 주에 보통 3~4명의 창업가나 기업가를 만나고, 경영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몇 가지 경영판단만 들어봐도 그 기업의 펀더멘털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된다. 외부적으로 매출이나 이익률, 자산 등을 기업평가의 잣대로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자금력이 클수록 위기에 유리하기 때문이지만 그 위기가 지속되었을 때 돌파구를 찾는 원동력은 다른데 있다.

 

얼마 전 나의 첫 엔젤 투자 기업이자 화장품업의 유니콘으로 성장했던 회사의 전 대표와 6년 만에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일과 경영에 대한 조언, 내외부 충격에 의한 기업의 급등락 등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 역시 지난 3월 투자가 완료된 회사에서 투자자 대표이자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거의 매일 회사의 펀더멘털에 대한 평가 및 강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었기에 너무나 큰 도움이 된 자리였다. 그 이야기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기업 펀더멘털의 중요 요소 중 하나는 함께 성장한 임직원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함께 시작한’ 임직원이 아닌 ‘함께 성장한’을 붙인 이유는 ‘시작’과 달리 ‘성장’에는 상당한 개인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고, 이 경우 애사심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을 함께한 직원을 떠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대규모로 투자를 받거나 급격한 성장을 한 경우 흔히 발생한다.

 

회사 규모에 맞게 C레벨 임원을 셋업하기 위해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 인사를 고연봉으로 영입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 임원들은 성장 과정에서 만들어진 회사 고유의 것을 보기보다 자신의 성공 방정식으로 평가하기를 우선하기 때문에 함께 성장해온 임직원들은 소외되거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을 강요받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이는 그 변화에서도 살아남아 회사의 펀더멘털을 지켜 줄 인원이 되어주지만 대부분은 떠나가게 된다.

 

그리고 사드나 코로나 같은 외부 충격이 가해지고, 회사 자금과 경영 방향성이 흔들릴 때 돌아보면 회사의 등락을 함께하며 성장을 일궈 온 임직원이 없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물론 회사 규모에 맞게 경험치가 높은 경력자를 영입하는 일도 회사 성장 과정에서의 시간과 자금을 아끼는 요소로써 중요하다. 하지만 함께 성장해온 기존 임직원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보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외부충격에서 회사를 지켜줄 펀더멘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투자자이자 경영자로써 느끼는 펀더멘털의 의미는 결국 함께 성장해준, 그리고 계속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는 임직원이 그 회사에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 가이다.

 

나 역시 새로 맡게 된 기업을 경영하면서 개별 성과와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조직을 세분화하고, 각각의 미션을 부여하며 변화를 주는 중에 기존 임직원들과 약간의 마찰을 경험했다. 하지만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성장한다는 목표는 같다고 설득했다.

 

외부 인력을 들여와 새로 세팅하면 시간은 단축될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이 강한 조직은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날이 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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