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억] 패션 브랜드도 근육이 필요하다
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

발행 2019년 10월 23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김동억 ‘다이나핏’ 마케팅팀장
김동억 ‘다이나핏’ 마케팅팀장

 

패션 산업에 몸담은 지 이제 20년이 되어간다. 넓다면 넓은 업계에서 그동안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동안 경험했던 패션인은 주로 세 가지 타입이었다.


첫 번째는 패션산업을 2차 산업 즉 제조업으로 국한해버리는 유형이다.


이들은 제품의 깊이에 대해 장인정신으로 끝까지 노력하기보다 남이 무엇을 만드는지 궁금해 한다. 제품적인 차별성은 없다. 제품력이 없으니 광고에 쉽게 넘어오는 사람에게 판다. 브랜드만의 가치를 쌓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우리 고객만이 아닌 소비자 전체의 마음을 읽어보려는 자세도 없다.


두 번째는 패션 산업을 유통업으로만 바라보는 유형이다.


판매처를 늘리고 매출목표를 잡는다. 건강한 숫자와 아닌 숫자에 대한 구분은 없다. 그들의 눈에는 무조건 큰 숫자만이 보일 뿐이다. 위태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패션 사업에서, 지난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상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알지 못한다. 휙휙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미래만 보아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이미 무용지물인 과거 데이터 속에 스스로 파묻힌다. 단기적으로 생각하고 단순하게 판단하며 일희일비한다.


세 번째는 브랜드 빌더 다른 말로는 드리머형의 사람들이다. 브랜딩에 목숨을 걸고 주변을 설득하지만 단기적인 ROI 공격에 취약하다. 이 경우에는 인내가 필요하며 브랜드 자산을 쌓아가는 지난한 작업을 이겨내야 한다.


그 브랜드만의 문화와 코어와 스토리텔링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내부와 시장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 국내에 마케터는 많아도 선진국들에 비해 브랜드 빌더가 적은 이유다. 오너든 CEO든 최고경영진이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에야 그 과정을 지속할 수 있다.


어떤 유형이 낫고 못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틀림이 아니고 다름이다. 브랜드의 조닝, 라이프사이클, 유통형태, 이익률 등에 따라 다양한 전술이 필요할 것이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같은 유형의 사람들만 모여 있다고 훌륭한 회사는 아니다. 오히려 위험하다.


다만, 브랜딩이라는 컨센서스는 이루어야 한다.


장기적 전략이라는 큰 나무둥지를 가진 상태에서 시기와 상황에 맞는 전술이라는 가지를 펼쳐야 한다. 속칭 시장 브랜드가 되고 싶지 않으면 근시안적인 시각을 버려야 한다.

 

뚝심을 가지고 버텨야 한다.


브랜드는 근육이 필요하다. 또한 균형감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사람으로 보자면, 옷 밖에서 보이는 근육이라고 이두박근 즉 팔만 키울 수는 없다. 앞에서 잘 보인다고 가슴근육만 키워서는 균형이 맞지 않는다. 대근육인등과 가슴을 기반으로 어깨와 팔 등 각 근육을 골고루 키워야 한다. 가슴근육은 본인이 알지만 등 근육은 남이 알아준다.


근육을 키워놓으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체력이 붙고 웬만한 자극은 이겨낸다. 다시 패션으로 보면 우리가 늘 탓하는 날씨나 경기쯤은 아무렇지 않게 이겨낸다는 이야기다.


난 어떤 브랜드에 올라타 있으며 브랜드의 어떤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유형인가. 본인과 브랜드를 정확히 알수록 선택과 집중은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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