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삼 기고] 사업 계획에 왜 ‘재고 처리’는 없나
이응삼 리본글로벌 회장

발행 2020년 03월 11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응삼 리본글로벌 회장
이응삼 리본글로벌 회장

 

사업 계획에 왜 재고 처리는 들어가지 않을까? 사업 계획에 재고 처리 내용을 담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패션은 재고 사업’이라는 말도 있는데 재고에 안일한 회사들이 많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보통 패션 업체들은 재고를 2년차까지는 본사 소진, 2년차 이후는 소각이나 기증, 해외 판매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많다. 소각은 환경문제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금지하는 추세고, 기증은 비영리단체에 주로 전달하는데 이른바 ‘땡업자’들이 상품을 매입해 유통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해외 판매 역시 중간에서 상품을 빼돌려 국내에서 유통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편에서는 멀쩡하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수억 원의 모델료를 써가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중간업자들이 마치 부도난 회사의 물건을 처리하듯 현수막을 걸고 팔거나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90% 세일을 내걸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명백한 재고관리 실수다.


오너들은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년 차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고, 수천 억 원의 재고를 안고 있는 업체도 있다. 원가 생각에 재고를 쉽게 넘기지 못하는, 중간 업자들의 잘못된 행태 때문에 불안해서 못 넘기는 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반면 재고관리를 효과적으로 하는 업체들도 있다.


모 골프업체는 오너가 재고를 직접 관리한다. 자체 유통을 통해 재고를 직접 소진하고 있다. 효과적인 재고처리 덕분에 이 회사는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재고는 적시에 배출되어야 한다. 적시에 배출되지 않는 재고는 오히려 업체에게 독이 될 뿐이다. 오래 가지고 있다고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쌓아둘 필요가 없다는 애기다. 문제는 효과적인 처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3년 전 재고 전문 유통 회사를 설립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패션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만큼 업체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업모델은 단순하다. 매각대상 상품을 보유한 회사가 유료회원가입 후 스스로 무역을 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던가, 무역대행을 원하면 수수료를 받고 해외로 유통시켜 주는 방식이다. 또 현금이 먼저 필요한 업체는 재고 상품은 선 구매 해주기도 한다.


특히 그 동안은 업체들의 재고를 해외 파트너사에게 단순하게 넘겼다면 앞으로는 직접 판매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재고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는 재고 운영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업체들은 최초 사업의 설계부터 재고 상품의 최종 처리까지 계획에 담아야 한다. 그리고 매년 사업 계획에 재고처리 내용을 담고 전담 부서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 구
조를 만들어야 한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