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현] 돈이 부족할 때가 아닌, 성장 중일 때 투자가 필요한 이유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20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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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현 얼트루 대표
소성현 얼트루 대표

 

투자는 성장을 위한 자본이 필요하고, 함께 비즈니스를 만들어 갈 파트너를 찾을 때 받는 것이다. 단순히 돈이 필요해져 투
자자를 찾기 시작하면 우려했던 경영간섭을 피하기 어려운, 자본차익만이 목표인 투자자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나는 2017년 4월 작은 화장품 회사를 창업했고, 약 34개월째 운영 중이다.


지난 기고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투자가 꼭 필요한 회사에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를 나누어 유치하고, 곧 전략적 투자자들과 기업 방향성과 성장 전략에 대한 논의를 통해 매니지먼트가 시작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주 후반에는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의 대표로부터 기존 직원들이 소유한 주식 매입을 제안 받아 10분 만에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2월 한 달 간 있었던 위의 일들을 보면 몇년 전 투자했던 투자자로부터 주식을 매입하기도 하고,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보충해주기 위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여 투자하기도 했으며, 창업 초기부터 있었던 직원들의 주택구매 자금을 만들어 주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행위가 큰 범주에서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투자자로써 지금까지 약 14년, 창업한 기업인으로는 3년째 활동 중이지만 가끔은 정말 투자를 왜 받아야 하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투자자 입장으로만 활동할 당시에는 기업은 더 빠르고, 크게 성장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고, 나는 그 성장하는 기업에 자금을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는 단순한 목표였다. 기업에 자금이 들어가는 투자 외에도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매입해 기업의 성장에 올라타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다. 상당히 좋은 수익률로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많은 자금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그 외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주식을 매각한 이후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나는 자본 차익의 기대보다는 사람과 경험 그리고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길 원했고, 그 때문에 기여할 부분이 큰 초기기업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투자를 진행하면서 실패확률은 높아졌지만 목표로 했던 사람과 경험, 비즈니스 기회는 기대치 이상으로 커졌고,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투자 한번 받지 않고, 크게 성장한 기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투자는 곧 자금이 필요해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투자를 받으면 상장이나 매각을 해서 자본차익을 투자자가 얻게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많은 관여와 의견 좁히기에 시간을 쓰게 될 것이고, 사업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투자와 사업을 같이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의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 명확하다면 기업은 투자를 받아 성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자금이 꼭 필요해서 투자를 받는 것과는 시작부터 많은 차이가 있는데, 회사가 가장 잘 성장하고 있을 때 100%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는 급여와 배당 외에 자본을 만들 기회가 없다. 여기서 많은 판단 오류가 발생하는데, 그 포인트는 언제나 지금처럼 될 것이라는 희망과 회사에 여유있게 쌓이고 있는 자금들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자수성가한 오너들이 회사가 고성장일 때, 도움이 될 투자자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위기 또는 관리가 필요해질 때 이를 대신할 우수한 직원을 찾기는 하지만 회사의 부를 나누고, 적극적 관여를 수용해야 한다는 두려움으로 좋은 투자자를 찾지는 않는다.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소액의 지분이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먼저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보길 바란다. 자본차익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투자는 성장을 위한 자본이 필요하고, 함께 비즈니스를 만들어 갈 파트너를 찾을 때 받는 것이다. 단순히 돈이 필요해져 투자자를 찾기 시작하면 우려했던 경영간섭을 피하기 어려운, 자본차익만이 목표인 투자자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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