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식] ‘컨슈미디어’ 마케팅 성공의 비밀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발행 2020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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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교수님을 만나 취미를 묻는 과정에 바이크가 취미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전 세계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초 본능을 건드리는 바이크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할리 데이비슨이라는 바이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대한 열강이 오랜 시간 계속되었다. 


내가 아는 이 교수님은 활동적인 성격도 아니고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할리에 깊이 빠져 나를 ‘할리교’로 초대하고자 지극 정성을 쏟기까지 했다. 


이분의 가장 곤혹스러운 점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도심을 빠져나가는 내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많은 사람이 바이크를 타는 자신을 쳐다보게 되고 본인은 그게 너무 창피하다는 것이다. 

 

할리의 어떤 매력이 이렇게 내성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창피함도,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도 넘어서게 만들었을까.

 

 

할리 데이비슨 소프테일 FXDR 114
할리 데이비슨 소프테일 FXDR 114

 


흔히 할리라고 부르는 할리 데이비슨은 품질이나 내구성에서 유럽이나 특히 일본 제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 


지금은 성능 면에서 많이 개선되었지만 예전에는 진동과 긴 제동거리로 장거리 여행자들이 애를 먹기로 소문났던 바이크였다. 


하지만 할리는 오너스 그룹(H.O.G)이라는 동호회를 조직해 그들의 커뮤니티를 돕고 체계적으로 꾸준히 지원한 결과 그들을 할리의 열성적 신도로 자처하게끔 변화시켰다. 


이들은 할리 데이비슨 브랜드 로고가 박힌 두건, 재킷, 부츠, 심지어 속옷까지 입으며 스스로 자발적인 광고매체 역할을 하고, 이는 컨슈미디어 마케팅(consumedia Markting)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되었다. 


할리처럼 한 장르를 단독 브랜드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시장은 마케팅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뛰어난 제품을 만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그 점에만 집중하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예전에는 그런 점이 통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제품의 품질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지금은 무엇보다 고객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리츠칼튼 호텔은 머물렀던 고객이 다시 오면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응대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리츠칼튼호텔은 과연!”이라는 소리를 오래도록 듣게 되었다. 브랜드가 자신의 브랜드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먼저 소비자를 알고자 노력할 때 소비자들은 진정한 컨슈미디어가 되어 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금, 조금만 세밀히 관찰해보면 잘되는 매장과 그렇지 못한 매장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잘되는 곳은 손님들에게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네고 그렇지 않은 곳은 형식적인 인사에 그친다. 


수천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머리에 호소하는 것보다 강하다. 머리에 호소하면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지만, 마음에 호소하면 사람들을 당장 움직이도록 만든다.” 


할리는 제품 성능으로 고객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다. 마음과 감성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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