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 코로나에 내몰린 기업들 위기에 드러나는 ‘민낯’

발행 2020년 05월 11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얼마 전 한 중견 패션 기업의 해고조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50여명의 직원들을 사전 예고 없이 전화 한 통으로 해고 처리 한 방식이 논란이 됐다. 이는 불씨가 돼 임원 폭행, 성희롱, 폭언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기업 상황이 어려우면 구조조정은 당연한 수순이다. 유례없던 전염병으로 전 세계 경제가 마비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도마 위에 오른 것은 태도의 문제로 보여 진다. 전화로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의 마음 따위는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상명하복에 익숙한 문화를 가진 기업으로 하루아침에 이미지가 실추돼 버렸다.

 

이는 비단 이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A사는 격주로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는데 휴가기간에도 출근을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말이 무급휴가지 처리해야 하는 일은 똑같기 때문에 출근을 안 할 수가 없다. 월급을 절반으로 깎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한 중견급 수출회사는 한 팀을 하루아침에 통째로 해체 시키는 일이 일어났다. 해당 팀이 담당하고 있는 바이어가 오더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5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부서이동 없이 팀 전체를 해산시켰다고 한다.

 

본성은 어려울 때 드러나는 법이다. 잘 될 때야 누구나 웃으면서 지낼 수 있지만 정작 상황이 어려워지면 마냥 웃으면서 지낼 수만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상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본성이 드러난다.

 

기업 문화는 오너의 마인드와 가치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위 기업들이 도마 위에 오른 데에는 분명 오너의 책임이 크다. 내 브랜드, 내 사업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내 직원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마인드의 문제다.


직장인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블라인드 앱에는 이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부당한 대우와 조치, 상사들의 폭언 등 상세한 내용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는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업계를 움직이는 구성원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마음에 들어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기업의 가치와 이념을 보고 구매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자신도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고 있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젊은 층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패션 업계를 이끌고 있는 종사자들은 회사를 선택하는데 있어 오너의 성향과 복지를 우선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소문이 안 좋은 기업에 대해 입사를 꺼려한다. 결국 잘못된 오너의 마인드와 가치관은 좋은 직원을 품을 수 없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구조조정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 상황을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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