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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더 시대, 패션교육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한해 패션 전공자 6천명, 실무 능력 여전히 부족

발행 2018년 09월 20일

유민정기자 , ymj@apparelnews.co.kr

 

크로스보더 시대, 패션교육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한해 패션 전공자 6천명, 실무 능력 여전히 부족

 

패션 산업 환경 급변에도 커리큘럼·교수방식 그대로

 

해외와 달리 패션스쿨에 ‘전문대’·‘학원’ 꼬리표

 

6천 명. 한 해 배출되는 패션 전공 졸업생의 숫자다. 국내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졸업생을 포함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실무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는 드물다.


패션이 실용학문임에도, 현 대학교육은 대부분 실무보다는 이론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예시로 의류학과를 졸업하고도 치수조차 재지 못하는 졸업생이 나타난다.


일부 대학에서는 방학, 학기제로 기업과 연계한 인턴쉽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기업마다 편차가 커, 인턴쉽이 실무역량 강화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도 생긴다. 또 일부는 패턴, 디자인실 등에서 ‘도제식 교육’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파슨스, 세인트마틴 등 해외 유명 패션스쿨은 남성복학과, 여성복학과 등 과가 나누어진다. 또 밀라노의 아르스 수토리아 구두학교, 프랑스의 CMT모자학교 등 잡화 관련 학교도 세분화되어 있다. 일본의 문화복장학원은 슈즈, 쥬얼리 디자인과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유명 패션스쿨 중 에스모드, FIT 등이 국내에 있다. 에스모드는 현장에 투입하는 즉시 일할 수 있도록 실무에 주력한다. 실제 기업 디자인실에서 사용하는 패턴을 활용하며, 파리 본교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행한다. 또 3학년은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란제리로 전공이 분화된다.


FIT는 패션디자인학과의 경우 순수미술교육을 포함해 디지털 도식화 등 실습수업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일러스트, 포토샵 등이 포함된 디지털디자인 수업의 경우 1년 내내 진행된다.


하지만 국내 4년제 대학의 커리큘럼은 요지부동이다. 국내 4년제 대학 패션관련학과의 80%가 의류디자인학과로, 대부분의 교육은 여성복 위주다. 남성복이나 유아동복, 란제리와 잡화 등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다루더라도 한 학기 수업 정도로 그친다. 의류의 영역은 넓으나, 각 영역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 육성이 불가능하다.


국내 패션교육은 패션 전반을 가르친다. 전공필수 수업을 살펴보면 의복구성, 패션마케팅, 패션디자인 등 전 분야가 속한다. 이들 역시 한 학기 한 두 수업, 단발성으로 깊이 있는 교육이 불가능하다.


또 4년제는 전공 외에도 이수해야 할 학점이 많아, 전공 선택과목에 각 분야별 수업을 구성해도 몇 과목 듣지 못하고 졸업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4년제 대학 의류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비전공자의 의류 업계 진입이 너무 쉽고, 그들과 경쟁할 시 전공자로써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모호하다. 학교에서 더 전문적인 내용을 가르쳐야 의류 전공자만의 차별점이 생길 것”이라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니트, 핸드백 등 특화된 교육은 전문대학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학벌주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등으로 이 같은 교육기관이 발전하기 어렵다. 또 해외에서 인정받는 패션학원도 국내는 전문학사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어 ‘전문대’ 꼬리표로 기업 서류통과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코멘트 - 심상보 건국대 의상디자인 전공 겸임교수

 

다양성 교육 위해선 실무 출신 교수진 늘려야

 

국내 패션교육은 패션디자이너를 희망하는 학생, 사회의 요구로 시작됐으나 그 이상 발전을 못했다. 패션은 실용학문으로 전혀 새로운 분야로 확대되고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기에는 국내 패션교육, 대학의 대응력이 부족하다.


패션교육은 급변하는 산업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 범위를 정하고 커리큘럼, 교육자를 선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전임교원이 많은 수업을 직접 강의하도록 요구해 전문성이 떨어진다. 교육에 필요한 강의자의 평가도 획일화되어있어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성있는 강의자가 대학에서 강의하기도 어렵다.

디자인 활동에서 보조적인 기능에 치중한 교육은 본질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지 못하고, 유럽, 미국, 일본 등 디자인 선진국에 제품을 카피하는 수준의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는 패션인을 양성한다.


대학마다 특화된 교육방법을 발전시키고, 학교 간 상호 연계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다양성 교육을 통해 패션계를 포함해 미래 산업과의 연계, 융합이 가능해 질 것이다.

 
 

코멘트 - 김정은 리플레인 대표

 

평가 방식 ‘학점’ 아닌 ‘감도’로 전환돼야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감도’다. 전반적인 패션 트렌드에 대한 폭넓은 이해, 직업으로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패션에 대한 관심과 선호는 필수다.


현재 패션산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비전공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교육도 노력해야 하지만 전공자 스스로의 열정과 노력 역시 중요하다.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대학은 교육기관이지 실무를 위한 학원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 학점을 위한 암기식 수업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디자인, 제작에 대한 지식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실무현장에서 직접 재단, 봉제를 하지 않아도 생산부서와 소통하려면 필수적인 부분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현 교육은 안목을 기르는 수업이 부족하다. 전시회, 박람회, 패션쇼 등을 계속 접하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교육으로 변해야 한다.


학점은 성실함과 연관시킬 순 있으나 감도와는 관련이 없다. 인재의 평가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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