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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조은혜기자
저가 여성복, 하향평준화가 답인가

발행 2018년 08월 20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기자의 창 - 조은혜기자

 

저가 여성복, 하향평준화가 답인가

 

“스팟, 리오더 시대라고 하지만 아니에요. 적중률 높은 선 기획력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디자이너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저가일수록 적중률은 가장 큰 무기예요.”


얼마 전 만난 디자인실장의 말이다.


원자재 확보 및 생산 경쟁이 심화되고 제조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바잉이 아니고서는 리오더 한 번도 빠듯한 실정이라는 얘기다. 동대문 역시도 당일 오더해 당일 샘플을 받아보던 시절은 갔고, 최소 일주일 전에 오더가 들어가야 원하는 날 샘플을 받아볼 수 있다고 했다.


중저가 위기가 커진 상황에서 그만큼 선 기획 성패 여부가 그 시즌을 좌우한다는 것인데,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정돈하고 핵심 아이템에 물량을 집중해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양을 판매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적중률 싸움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속에서 기성복, 특히 중가 브랜드 소속이면 아티스트가 아닌 옷장이(장사꾼)가 돼야 한다. 철저히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며 기획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생각과 다른 현실에 늘 고민하는 문제지만 디자이너 스스로 아티스트냐, 옷장이(장사꾼)냐의 경계부터 분명히 해야 하고, 그래야 디자이너가 아닌 MD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고 옷 이외의 흐름까지 꿰뚫고 안정된 기획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만 하더라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 조치가 심화되면 중국을 대상으로 움직이는 중저가 브랜드는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모든 것들을 알아야 재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로 디자이너의 안정된 선 기획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전에 방문한 다른 업체에서도 같은 맥락의 얘기를 들었다.


위에서는 근접 기획과 스팟 비중을 늘리라고 하지만 각종 비용 상승으로 빠른 대응이 어렵고, 때문에 실제 바잉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바잉 비중이 높아질수록 내부 구성원들의 역량향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디자인실장 모임에 가보면 자사는 물론 타 브랜드 출신도 기획력 있는 경력자 찾기가 벌써부터 힘들어 지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근접기획과 스팟 비중을 계속해서 늘려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추동 물량계획을 묻는 질문에 십중팔구 그런 답이 나온다.


당장은 재고부담을 덜겠지만 대부분 바잉이 늘어나는 구조라 이미 나와 있는 상품을 잘 골라내는 능력은 키울 수 있어도 장기전을 할 수 있는 체력이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제조 브랜드가 아우터 기획력에서만큼은 바잉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강하다고 한다. 아우터 선 기획을 열심히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너 역량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여름철 이너 시장은 온라인 등 저가 시장에 내준지 오래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에서는 아우터 경쟁력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중고가 제품이 제법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제도권이 하향평준화를 쫓은 결과가 어떠할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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