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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지식 소비 시대를 대하는 유통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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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지식 소비 시대를 대하는 유통의 자세

 

 

 

며칠 전 신문을 통해 서점 업계 2위와 3위 기업이 인수합병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쇼핑센터도 서점 유치를 계획하고 있던 차여서 유난히 기사의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2년 간 대형 쇼핑센터들이 출점할 때마다 ‘서점 경쟁’이 가속되었는데 아마도 그런 과정에서 발생된 비효율이 인수 합병의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여겨졌다.

연간 일인당 독서량이 한 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와 쇼핑센터의 서점 증가는 다소 모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필자가 담당하는 쇼핑센터는 ‘서점’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깊어졌다. 

필자의 경우 책 욕심이 많아 일단 읽고 싶은 책은 사고 보는 편이다. 읽는 속도 보다 쌓이는 속도가 늘 더 빨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독서는 언제나 큰 즐거움이다. 다만 여유롭게 책 한권 들고 집 앞으로 걸어 나가 차 한 잔과 함께 독서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것이 추가적인 소망인데 참 쉽지가 않다.

요즘 카페의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보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그리고 책이 더 많이 보인다. 청소년들까지도 카페에서 공부가 더 잘 된다고 말하는 상황이니 해당 카페들은 점점 낮아지는 회전율을 극복하기 위해 객단가 상승 전략을 열심히 실행중이다.

코엑스는 대형 도서관 유치로 집객에 큰 효과를 거두었다. 그 곳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독서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책상에 앉거나 책을 잡도록 하는 행동이 더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3월초 일본 사가현의 타케오 도서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근무하는 분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5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의 도서관을 리뉴얼한 이후 100만 방문객이 실현되었다고 한다. 전형적인 도서관의 모습을 탈피해 책과 음반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는 전문기업의 컨설팅으로 타케오 도서관은 다시 태어났다.

 

사람이 머무르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공간감과 사람들의 취향을 연결하는 전문가들의 선정이 반영된 책이 함께 있는 공간이다. 나에게 좋은 자리를 정해 커피를 마시고 대출받을 책을 고르고 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모든 동작의 연결이 만들어지는데 인식된 지식과 정보를 통해 이러한 행동이 유도(Affordance)되고 만족감까지 제공되는 것이다.

국내 유통은 과연 소비자들의 생각과 동선을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필자 역시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혹자들은 ‘의식주’에서 이젠 ‘의’가 빠지고 그 자리를 지식생활이 차지하며 ‘지식주’의 시대가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깊은 지식에서는 멀어져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소비자들을 보고 있다면 지식 소비자들을 결코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패션에 대해 경험할 만큼 경험한 40대가 꼭 필요로 하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소품 그리고 음악을 제공하는 편집매장으로 성공한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단순 진열이 아니라 편의를 높이는 상품의 공간 배치와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담아내며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지식을 제공하면 방문 및 구매 등 행동 유도성이 높아지고 행동한 고객은 우리와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고객에게 제공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분류, 전달(Curation) 의도가 명확해야 지식 소비 시대를 버텨낼 기본기가 갖추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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