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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유일한 무기가 될 수 없다

발행 2017년 11월 24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가격’은 유일한 무기가
될 수 없다



올 겨울 트렌드 아이템인 롱 패딩 점퍼. 긴 기장의 점퍼에 웰론부터 덕다운, 구스다운까지 다양한 충전재를 넣어 보온성을 높였다. 사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리 싸게 만들어도 원가만 최소 4~5만원이다. 여기에 유통, 마케팅, 인건비 등 부수적인 비용이 더해지면 판매가는 족히 20만원 이상 책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중저가 캐주얼 시장에서는 롱 패딩 점퍼가 10만원도 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아니 그렇게 팔고 있다. 소비자가는 20만원에 이르지만 실제 판매하고 있는 금액은 10만원이 안 된다.
패션 업계에서 원 플러스 원 행사는 이제 흔한 이벤트가 됐다. 청바지나 티셔츠를 한 개 사면 한 개를 더 주는 행사다. 과거에는 아울렛이나 대형할인점에서 볼 수 있던 행사가 이제는 백화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올 겨울에는 코트를 사면 니트를 주는 통 큰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은 환호한다. 저렴한 가격에 2개의 제품을 얻게 됐으니 환호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비명 소리가 들린다. 브랜드 메이커 업체 간의 치열한 가격 싸움에 프로모션, 생산 공장들은 등골이 휜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원부자재의 가격은 매년 상승하는데 메이커들이 제시하는 원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프로모션 업계도 생존을 위해 이마저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덕분(?)인지 옷값은 10년, 2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떨어진 것은 아닌지 싶을 정도다. 티셔츠 등 기본 품목들은 20년 전보다 싸면 쌌지 비싸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에게 싸고 좋은 제품을 팔던 기업들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더 싸고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이 무리였던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경쟁이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가격 경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패션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 선이 무너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7~8% 선을 유지해왔다. 올해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신호가 좋지 않다.
옷에 대한 가치가 지금보다 더욱 떨어진다면 머지않아 문을 닫는 기업들은 줄을 이을 것이다. 옷에 대한 가치는 메이커들이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업(業)에 대한 가치이기도 하다. 더 이상 패션 업에 대한 가치가 내려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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