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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마을 문화-지역형 유통의 진화

발행 2017년 03월 0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박병철

마을 문화-지역형 유통의 진화


지난 주말 북한강변에서 열리는 마켓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아직 겨울이지만 아이들 손을 잡고 나선 부모들과 인근의 유명 카페를 찾은 젊은이들이 많았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셀러들과 어우러져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셀러들은 주로 마켓 인근에서 공방을 하거나 농장을 하는 사람들로,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이 안부를 묻고 각자 준비해온 것을 나눠 먹기도 하고 새로운 일거리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정다움과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정치경제 선생님이 ‘지금은 아무도 믿지 않지만 대한민국에도 지방자치제도가 생길 것이다’라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너무 오래 전 이야기이지만 당시엔 누구도 선거를 통해 시장, 군수를 선출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백화점이 있는 곳이 ‘명동’ 뿐이었던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모든 것이 서울과 부산 등의 대도시 중심가에 집중되어 있던 시절이다. 정치, 경제, 문화 모든 것이 그랬다.
이후로 수도권 부도심과 지방 출점 백화점이 지역의 중심이 되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몇 십 개 백화점이 커버하기에는 부족했고 이후 대형마트 출점이 늘면서 더 작은 지역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표준화된 상품 구성으로는 지역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고 점차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필자는 지역형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를 준비하면서 과거 미국과 일본 출장 당시 도심 외곽 지역 쇼핑센터가 주거단지와 함께 형성되어 있는 모습을 기억해 냈다. 퇴근 이후의 삶이 중요해지고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지역 문화가 만들어진 앞선 나라들의 사례를 보며 우리 역시 그렇게 되리라 예감했었다.
실력 있는 쉐프의 작은 식당, 주인이 좋아하는 책만 진열하고 커피도 판매하는 작은 서점, 식빵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빵집, 소품도 함께 취급하는 의류 수선 맞춤 매장, 단골이 많은 패션 편집숍 등 외국 골목에서 만났던 모습들을 이제 국내에서도 보게 된다.
이러한 중소 테넌트들이 모여 있는 지역형 모델은 마치 ‘마을’과 같이 매일 또는 매주 들러볼 수 있도록 방문이 편해야 하고 매주 신상품 공급이 되어 지루함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상품 구색이 다양해 필요한 상품을 찾아보기가 좋아야 한다.
상품을 진열하기가 바쁘게 완판 되던 과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 스스로 필요한 상품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남을 따라 하는 소비를 줄이고 있다.
소매점을 운영하는 점주와 매니저가 그런 고객의 필요를 잘 알고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해야 하며 자주 방문하는 고객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식 매장의 쉐프가 단골을 위해 ‘손님을 위해 준비 했습니다’라며 직접 서비스하는 것은 도심의 고급 매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이미 아니다.
‘나만의 골목’이 트렌드로 부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만의 취향을 혼자 누리는 것 뿐 만 아니라 고객과 매장이 서로 아는 것이 중요해졌다.
광역에서 지역으로 이동하는 유통의 흐름은 이제 거주지의 특성과 선호를 반영하며 지역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통해 주도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마을 문화, 지역 형 유통이 진화하고 있는 신호다.

/요진개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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