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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현철 서울대 교수
“패션업계 근본적인 구조 변화 필요”

발행 2016년 07월 01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인터뷰 - 김현철 서울대 교수

“패션업계 근본적인 구조 변화 필요”

국내 경제, 90년대 버블 꺼진 일본과 판박이

저성장·디플레·인구 절벽 현상 심화 될 것

저성장기 소비자 더 이상 브랜드 찾지 않아

패션 업체, 과거 고도 성장기에 여전히 안주

“패션업계 리더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좋은 시기는 다 지나갔습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국내 패션업계를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내년부터 ‘인구절벽’이 시작되고 장기적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속에 안주해왔던 패션산업은 엄청난 변혁기를 겪으며 많은 기업들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기업 CEO나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 경제 전문가로 유명하다. 한 달에 몇 차례씩 대기업이나 경제 관료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기업들의 자문역할도 맡고 있다.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 비즈니스 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나고야 상과대학 조교수와 츠쿠바대학 부교수로 근무하면서 일본 최고 패션기업 월드社의 자문으로 10여년 동안 활동했다. 2002년 귀국 후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전 제일모직)과 애경그룹 등의 자문을 맡았고 최근 2년 아모레퍼시픽, 올해부터는 현대백화점과 한섬, LG생활건강의 자문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의 한국경제는 90년대 중반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일본경제와 매우 흡사하다. 저성장이 오기 시작했고, 디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인구절벽이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이러한 현상들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패션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타격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패션산업은 엄청난 성장기를 겪으면서 현실에 너무 안주해왔다. 타 산업 군에 비해 능력도 있고, 자원도 풍부하고, 글로벌 인재를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구시대적인 마인드와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장기에는 소비자들이 상향 소비를 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중요하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 9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의 ‘시마무라’와 ‘유니클로’가 폭발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라며 “각각의 기업들은 생존 영역을 찾아야 한다. 시장의 양극화 속에 어떠한 위치에서, 어떤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명확한 포지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옷값’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국은 복잡한 유통 구조와 무리한 마케팅을 거치면서 옷값에 상당한 거품이 껴 있고 전 세계에서 옷값이 비싼 나라 중 하나라는 것.

그는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을 원한다면 원가를 맞춰야 하고 원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구조를 파괴해야 한다. 단순히 경비를 줄여서 원가를 맞추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근본적인 구조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통의 지각변동도 예고했다. 국내는 대형 유통사들이 독과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이세탄과 미츠코시의 합병처럼 엄청난 통폐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끊임없는 구조조정은 이어질 것이며, 특히 백화점과 아울렛의 심각한 저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본의 경우 90년대 중반 이후 역세권의 패션빌딩들이 급격히 부상했다. 이는 중산층들의 하향 소비로, 거품이 가득한 백화점이나 싸지도 않은 교외 아울렛을 찾아가며 기름 값과 시간을 버릴 필요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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