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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안성현 아레나 편집장
패션 에디터의 조건

발행 2011년 11월 03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기고 - 안성현(아레나 편집장)

패션 에디터의 조건


 
 

올해로 패션미디어에 종사한지 어언 20년이 되었다. 패션에디터는 보람도 많고 재미도 있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와는 달리 무척 고된 일들의 연속이기도 하다.
잡지는 크게 비주얼과 텍스트 두 가지를 종이에 배치하는 작업이다. 글의 논리와 사진의 감수성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폴 스미스라는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김태호라는 PD의 논리성을 버무리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다뤄야 하므로 세상만사 모든 일에 관심을 가져야만 에디터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인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레나’는 남성패션지이다. ‘아레나’가 표방하는 남성상은 중요한 비즈니스를 마치고도 퇴근 후 술자리에서 밤새 어떤 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전문직 종사자다. 여기에 걸 맞는 편집방향은 표지에 압축적으로 드러나는데 주로 수트를 즐겨 입고 남성미가 넘치는 비주얼에 논리적이고 간결해 보이는 Helvec tica와 한글 고딕의 서체, 직선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한다.
이슈가 되는 인물을 선택하고 소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때론 잡지를 읽는 대중들에게 패션을 쉽게 설명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나 사실을 발굴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우리 잡지는 ‘To my Father’ 캠페인을 통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옷이나 시계 등의 패션 아이템을 소개하며, 패션이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어 공유될 수 있음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의 컨셉을 잘 드러내기 위해 에디터들이 진행하는 화보들은 진부한 표현과의 싸움이고, 그 디테일에 대한 발상은 창조적이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타이트한 트레이닝복을 촬영해야한다고 할 때 그냥 경기장의 트랙에서 달리고 있는 모습이 아닌 물이 가득 찬 투명수조 안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격렬하게 엉켜있는 모델들을 보여주는 것이 평범함과 창조적인 것의 차이라고 하겠다.
수트는 일종의 남자들의 갑옷이며 잘 차려입고 전쟁터에 나가는 기사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컨셉에서 출발한 한 남성복 화보는 여러 힘든 섭외과정을 거쳐 군대에서 화보진행을 하기도 했다. 훌륭한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스태프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갈등을 조정해 좋은 컷을 얻어낼 수 있는 결단력 못지않게 성실성과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패션 에디터를 지망하는 이들의 첫 시작은 에디터를 보조하는 업무부터 맡게 될 텐데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근성이 얼마나 있고 그 힘든 과정들을 버텨낼 수 있는가를 많이 보고 있다.
유명인들을 만나고 멋진 현장들을 지켜볼 기대에 부푼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다. 에디터는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직업이므로 많이 읽고, 써보고, 고치는 연습은 필수이며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의 방문이 많은 요즘은 전공 유무와 관계없이 영어를 잘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 글은 서울모드패션전문학교가 개설한 ‘2011 현장 전문가 특강’ 내용 중 10월 28일 열린 강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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