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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KFDA 안윤정 명예회장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고민할 때”

발행 2011년 04월 28일

이채연기자 , lcy@apparelnews.co.kr

정부의 디자이너 지원 정책에 바란다

인터뷰 - KFDA 안윤정 명예회장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고민할 때”



“해외시장 진출의 당위성을

업계에 환기시키고, 발판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람직“

“부띠끄 중심의 업계 발전, 신진 유망 디자이너 발굴과 육성,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은 모두 자금을 지원하는 외부의 힘이 아닌 디자이너 당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일궈내야 합니다. 지식경제부, 문화관광부, 서울시 등에서 지원 사업 카드를 꺼내들 때마다 말들이 많습니다. 운 때가 맞은 몇몇 디자이너에 지원에 몰리고 거기에 선정되지 못한 디자이너들은 괜한 패배감을 안고 실력을 의심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대한패션디자이너협회(KFDA) 안윤정 명예회장은 현재 정부, 지자체가 진행하고 있는 다수의 디자이너 지원 사업이 업계 현실과는 점점 거리가 먼 프로젝트가 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인이건 기성 디자이너이건 자생력을 기르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지, 지금의 정부 지원 사업은 디자이너가 해야만 하는 일까지 모두 대신해주고 돈도 주겠다는 식이라는 얘기다.

내수 시장에서의 성과와 그를 바탕으로 한 꾸준한 수출 실적 보다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몇몇 디자이너에 대한 주변의 기대감이 사업 역량을 가늠하는 더 큰 잣대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이어 갔다.

“내수 사업에서의 성공을 우물 안 개구리로 치부하는데, 해외 진출은 국내 사업이 어느 정도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년 전, 오사카 전시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시회에 나갔고, 당시에는 국가적 지원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어서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처럼 갖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나하나 국내외 비즈니스를 체득했기에 지금의 바이어들을 확보했고, 어떤 오더에도 대응할 수 있는 내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나 지자체가 어떠한 방향으로 지원 사업을 재정립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해외 시장 진출의 당위성을 업계에 환기시키는 일, 즉 분위기를 조성하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발판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며 “몇 개년 계획을 세워 거기에 브랜드를 짜 맞추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몇몇 대기업과 손을 잡는 지원 사업 구조에도 일침을 가했다.

“대기업은 스스로의 힘으로 충분히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 정부 사업에 발을 들여 놓게 되면 역량은 있으나 네트워크가 부족한 디자이너 개인이나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사업 취지에도 어긋나게 됩니다. 대기업은 대의적인 의지를 가지고 스폰서로 참가해 실력은 있으나 사업적 역량이 없는 신인들을 키워야 하고 정보를 업계와 공유해 줄 수 있으면 됩니다.”

디자이너 업계의 가장 큰 축제이자 비즈니스의 장인 서울패션위크에 대해서는 권위적 행정에 대한 문제점을 먼저 제기했다.

“서울시는 어떤 이유에서건 패션위크 운영 자금을 대는 것으로 인해 권력을 가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금이 적재적소에 분명하게 쓰이는지, 공과만 관리하면 될 일입니다.”

서울시가 이미 십 수 년 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운영하며 나름의 사업 규모를 구축해 온 디자이너들의 심사까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패션 시장이 규모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해외 시장은 당연히 나가야 할 숙명이지만 해외 진출이 정부나 지자체의 힘을 빌어서 수월히 될 일은 아니다”라며 “본인의 열정과 투자 없이는 책임감도 없고, 결코 영속성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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