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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앤 가바나’ 중국 시장 퇴출 위기

발행 2018년 11월 28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창업자 중국인 비하 발언에 불매 운동 확산
총 매출의 30% 중국 의존...경영 차질 불가피  

 
[어패럴뉴스 장벼창 객원기자] 스파게티를 먹는 중국 모델을 등장시킨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D&G)의 광고에서 시작된 ‘젓가락 스파게티 파동’의 후폭풍이 거세다. 돌체 앤 가바나 상품 불매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자칫 중국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진심으로 중국을 사랑하는데...오해입니다. 아무튼 저희들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

돌체앤 가바나의 두 창업자가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빌었지만 몹시 화가 난 중국인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광고는 중국 여성 모델이 어색하게 스파게티 등 이탈리아 음식을 젓가락으로 먹는 모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광고 타이틀이 ‘돌체 앤 가바나는 중국을 사랑해요 (D&G love China)’다.

TV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음식을 서양 사람들이 서투르게 젓가락으로 먹는 모습과 닮은꼴. 이처럼 가볍게 웃어넘길 수도 있는 내용에 중국인들이 발끈하는 배경에는 경제 대국 중국의 권위에 예를 갖추라는 오만함이 깔려있다.

또 미중 무역 마찰을 계기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연일 중국 때리기에 중국인들의 신경이 예민해 있기 때문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중국인들의 화를 돋운 것은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돌체 앤 가바나 공동 창업자 스테파니의 인종차별, 중국인을 비하하는 인스타그램 발언 내용이다. 그는 중국인은 더럽고 몸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고 했다. 자존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참기 어려운 치욕스러운 발언이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순식간에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1억2천만 개의 D&G 비난 글이 올랐고 불매운동이 중국 대륙을 덮쳤다. 장쯔이 등 유명 연예인들이 앞 다퉈 D&G 성토에 나섰고, 한 감독 겸 작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2만 달러 상당의 D&G 제품을 불태우는 장면을 웨이보에 올리고 불매 운동을 격려하기도 했다.

 

D&G 역사상 최대의 쇼가 될 것이라며 거창하게 준비해왔던 상하이 패션쇼도 개막을 눈앞에 두고 취소됐다.


알리바바의 티몰, JD닷컴, 육스 네타포르테 등 인터넷 쇼핑 사이트들이 일제히 D&G 제품을 삭제했고 명품 백화점 레인크로포드 등도 D&G 상품을 진열대에서 거둬버렸다.

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적 이슈가 아닌, 중국 대중을 화나게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과거 한국이나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번졌던 사례보다 더 심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패션계에서는 지난 2011년 크리스찬 디올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의 유태인 비하 사건 이래 최대의 불상사로 꼽히고 있다. 당시 사태는 디올의 존 갈리아노에 대한 신속한 퇴진 처리로 조기 수습이 가능했지만 이번 사태는 문제 발단이 창업자라는 점에서 다르다는 지적이다.

또 창업자 스테파노가 중국인 비하 발언에 대한 잘못을 사과하기에 앞서 본인의 인스타그램이 해킹당했다는 변명에 급급해 한 정황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차지하는 구매 비중은 세계 전체의 3분의 1, 오는 2025년이면 절반에 이를 것이라는 게 베인앤컴퍼니의 전망이다. D&G도 중국 시장에 큰 공을 들여 온 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 13억5,000만 유로 중 중국 매출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전국 25개 도시26개 매장에서 15개 매장 런칭을 추진해왔다. D&G 비전의 상당 부분을 중국시장에서 꿈꿔왔던 것이다.

하지만 D&G를 겨냥한 중국 소비자들의 노여움을 푸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D&G의 ‘중국을 사랑한다’는 사과에 중국인들은 ‘중국이 아니라 돈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냉소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85년 창업 이래 수십 년 쌓아온 명성이 걸레조각이 됐다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D&G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과거 LVMH와 케어링그룹이 인수 대상으로 눈여겨왔던 브랜드임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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