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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클 코어스, 伊 명품 ‘베르사체’ 인수
유럽 LVMH, 케어링과 같은 멀티 패션그룹 지향

발행 2018년 10월 04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 중심 사업 확장 계획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지난 9월 19일부터 24일까지의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 중 현지 참석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이탈리아 명품 하우스 베르사체 매각설이었다.


이탈리아 한 유력 일간지가 티파니 혹은 마이클 코어스가 베르사체를 인수할 것 이라며 주내에 확정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해 패션계를 술렁이게 했다. 곧이어 미국의 마이클 코어스가 베르사체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밀라노 패션위크 개막과 더불어 베르사체와 같은 중견 명품 브랜드가 팔려 나간다는데 쏠렸던 패션계의 관심이 폐막 무렵에는 마이클 코어스의 매입 배경과 향후 전망으로 풍향이 바꾸었다.


마이클 코어스는 지난달 25일 성명을 통해 베르사체를 18억3,000만 유로(21억2,000만 달러), 원화 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베르사체 일가의 도나텔라 16%, 창업자 잔니의 동생 사토 24%, 창업자의 딸 알레그라 40% 등 80%와 그간 미국 사모펀드회사 블랙스톤이 보유하고 있던 20% 지분도 포함됐다. 인수 이후 베르사체 패밀리는 카프리 홀딩스 지분 1억3,400만 유로를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코어스의 인수 금액 21억2,000만 달러는 베르사체의 지난해 매출액 6억8,600억 유로(8억800만 달러)에 비해 거의 3배에 달해 너무 많은 돈을 지불했다는 비판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케어링 그룹이 가격이 너무 높아 인수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마이클 코어스 주가가 한때 9%나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클 코어스가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멀티 브랜드화를 통해 유럽의 LVMH, 리치몬드, 케어링그룹과 같은 글로벌 명품 패션 그룹을 만들겠다는 의욕 때문이다.


존 아이돌(John Idol) 마이클 코어스 회장 겸 CEO는 지난해 유럽 명품 구두 지미 추를 12억 달러에 인수한 이래 멀티 브랜드화를 통한 선단식 성장 전략을 꾸준히 설파해왔다.


그는 이번 베르사체 인수를 계기로 지주회사 이름을 기존 마이클 코어스(MIchaek Kors Holdings Ltd)에서 이탈리아 섬 카프리의 이름을 딴 카프리그룹(Capri Holdings)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마이클 코어스의 개명은 오랜 핸드백 라이벌 코치가 스튜어트 와이츠먼에 이어 케이트 스페이드를 인수한 후 회사 명칭을 타피스트리(Tapestry Group)로 바꾸며 멀티 브랜드화를 통한 마케팅 전략을 추구해왔던 것과 너무나 닮았다.


마이클 코어스가 선발주자 코치를 뒤따라 흉내 내는 꼴이다.


하지만 이번 베르사체 인수를 통해 선명해진 차이점은 코치 타피스트리그룹의 스튜어트 와이츠먼이나 케이트 스페이드 등이 미국 브랜드들인데 비해 마이클 코어스 카프리그룹의 지미 추나 베르사체가 유럽 명품 브랜드라는 점이다. 이를 계기로 유럽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욕이 돋보인다.


베르사체 인수에 높은 값을 치룬 이유로 쇼핑몰 수준의 저렴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씻고 럭셔리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위한 대가라는 관측도 있다.


마이클 코어스 존 아이돌 CEO는 향후 베르사체 운영 방향에 대해 지난해 8억800만 달러 규모의 베르사체 매출을 20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구찌의 3분의 1, 프라다와 맞먹는 외형이 된다. 카프리그룹 전체 매출은 현재 연 5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전체 매출의 35%에 불과한 핸드백과 가죽 제품 등 액세서리와 신발 판매 비중을 60%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운영되고 있는 200여개 베르사체 매장을 300개로 늘리고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중점 공략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판매권이 제3자에게 양도되어 있는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이를 회수해 새로운 판매망을 구축키로 했다.


지난 2009년 철수했다 3년 전 다시 진출한 일본에서도 몇 개 안되는 부티크를 크게 늘리고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크게 뒤져있는 온라인 판매도 마이클 코어스 웹사이트에 연계시켜 보강키로 했다.


창업자 잔니 베르사체의 여동생으로 지난 97년 창업자가 살해당한 후 부사장 겸 아트 디렉터로 베르사체를 이끌어온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앞으로도 계속 베르사체에 남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디자인 업무를 관장키로 했다.


한때 바위 덩어리만한 다이아몬드의 행운을 얻었다고까지 평가받던 도나텔라가 베르사체를 매각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유럽 중견 명품 하우스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매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009년에는 2억7,000만 유로 매출에 8,000만 유로 손실을 입는 등 경영이 악화되며 그간 매각보다는 기업 공개를 통한 활로를 모색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 마이클 코어스 인수를 놓고 ‘왜 외국 기업에 넘기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도나텔라는 “그간 프랑스, 미국 기업들과 많은 접촉이 있었지만 이탈리아 기업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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