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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한국 내수 시장 규모 일본의 3분의 1 수준

발행 2018년 09월 16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세계가 인정한 디자인 제조 능력 활용해야
관건은 내수 방식 벗어난 ‘글로벌 스탠다드’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내수 시장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을 각오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자라(Zara)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이 남겼던 유명한 말이다. 자라는 스페인 본토를 기반으로 가까운 유럽시장부터 장악했고 이후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으로 발을 뻗었다.


한국의 패션 시장은 40조 원 남짓이다. 가까운 일본 시장의 1/3도 채 안 된다. 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기에는 너무도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혹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어설픈 내수 시장 규모에 만족하는 기업들이 많다”라고. 그래서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간절함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내수 시장에만 만족하기에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패션을 다루는 능력이 너무나 아깝다. 한국의 패션 기업들은 이미 ‘한국이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


MLB(엠엘비), JEEP(지프), NBA(엔비에이), DISCOVERY(디스커버리), National Geographic(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은 한국 시장에서 유명한 패션 브랜드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들은 의류가 아닌 브랜드로 한국 기업들이 라이선스를 통해 패션 브랜드로 성공시킨 케이스다.


뿐만 아니라 뉴발란스, 데상트, 지오다노, 게스, 라코스테 등은 글로벌이 아닌 국내 기획으로 수준 높은 디자인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를 아시아 시장에 적합한 디자인과 트렌드로 재해석해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과 중국 시장에서만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대형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데상트코리아는 이미 일본의 사업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 등 아시아로 한국의 디자인을 역수출까지 하고 있다. 게스 역시 한국의 사업 규모가 본토 미국 다음으로 클 만큼 성공적인 현지화를 이뤄낸 케이스다.


한국인이 가진 패션의 능력은 브랜딩만이 아니다. 제조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영원무역 등은 미주, 유럽의 대형 유통사와 브랜드 메이커를 대상으로 연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한세실업을 입는다’는 한세실업의 캐치프레이즈는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제조업 위상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미국의 야구모자 시장을 평정한 것도 국내 기업이다. 영안모자, 유풍, 피앤지 등 3사가 미국 야구모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수량으로는 중국기업들이 앞서지만 한국 기업들이 생산한 모자는 가격이 높아 매출로는 압도적이다.


미국 핸드백 시장 생산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명품 핸드백 제조업체 시몬느 역시 한국의 우수한 제조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시몬느는 단순 제조가 아닌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제조는 물론 디자인 능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충분한 디자인 능력과 제조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혹자들이 얘기했던 40조 원 남짓의 어설픈 내수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은 이어지고 있지만 자라의 ‘간절함’까지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외 패션박람회에서 한국 패션을 바라보는 바이어들은 이렇게 말한다. “박람회에 꾸준하게 나오는 브랜드가 없다”라고. 패션 박람회에 1~2회 참가해서 성과를 논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꾸준히 참가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한국만의, 그 브랜드만의 새로운 디자인력과 기술력을 알려야 한다. 또 해외 시장에 맞는 상품력 개발도 필수다.

 

블랙야크의 우직함은 세계 시장도 인정했다.


블랙야크는 2012년 ISPO에 첫 참가했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고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세계무대만을 위한 ‘글로벌 컬렉션’ 개발에 돌입했고, 2013년 ‘B1XG1 재킷’으로 ‘올해의 아시아 제품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까지 7년간 총 19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ISPO 사상 단일 브랜드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한국 아웃도어의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에프앤에프의 글로벌 전략 ‘아이템을 지배한다’


‘MLB’ 면세점 매출의 90% 모자서 나와 ‘바닐라코’ 이은 中 왕홍 마케팅 효과도 에프앤에프(대표 김창수)의 MLB 최근 활약이 심상치 않다. MLB의 올 2분기 매출액은 800억 원에 달한다. 그 중 면세점 매출액은 445억 원으로 절반 이상이다. 15개 면세점에서의 실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성공적이다. 에프앤에프는 ‘MLB’ 한국 사업의 성공적인 성과로 작년 말 동남아시아 9개국 라이선스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올해 홍콩과 마카오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 1호점 홍콩 몽콕점은 월 평균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면세점에서의 매출 90%, 몽콕점 매출의 70% 이상이 ‘모자’라는 것이다. 대부분 중국 소비자들이다.


‘MLB’ 모자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이유 중 하나는 ‘왕홍 마케팅’ 덕이다.


화장품 ‘바닐라코’를 왕홍 마케팅으로 성공했던 노하우를 ‘MLB’에도 적용했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2016년부터 명동점 등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했고, 면세점과 해외시장 진출도 무난하게 이뤄졌다.


에프앤에프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도 세계적인 다운(down)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다운 전담팀을 신설한 것도,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듀베티카’를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다. 특히 듀베티카 인수는 듀베티카 사업을 키우려는 목적도 있지만 프리미엄 패딩에 대한 기술력과 홀세일 비즈니스에 대한 노하우를 단번에 습득하고자 하는 의도도 크다.


아이템에 대한 지배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실하게 한다는 점. 해외 시장 진출에서 현지의 리테일 환경과 마케팅 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략한다는 점.


에프앤에프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리테일의 환경도, 비즈니스의 문화도, 소비 성향도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상품을 단순히 해외에서 팔겠다는 방식의 접근은 안 된다는 것이다. 보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해외 시장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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