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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창-섬유 최저임금 대책회의 근로자단체가 먼저 제안했다(?)

박선희기자, sunh@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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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섬유패션 산업은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고용 시장의 10%를 차지한다.

국내 섬유 업체들의 연간 수출액은 180억 달러 정도이고,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제 3국에 만든 해외 공장에서 판매하는 금액도 엇비슷한 수준이다.

섬유 수출이, 패션 산업이 불황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섬유패션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말에는 얼른 동의하기가 어렵다. 섬유 수출과 패션으로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나라들이 있고, 다른 업종에 비해 이익률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국내 상황에는 맞지 않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하나 없고, 수출은 OEM(봉제)에 몰려 있으며 저가 박리다매 식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전히 기술 혁신이 아닌 스트림 끄트머리의 노동집약적 산업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서 당장 내년 최저임금을 16.4% 올리기로 하자, 신임 산자부 장관은 몇몇 대표적인 섬유 업체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취재 결과 이 간담회를 주도한 것은 정부도 기업 측도 아닌 섬유 업종 근로자단체 측이었다.

일부 섬유업체가 (사실 최저임금 인상전부터 계획했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하자 근로자 측이 일자리를 잃을까 먼저 움직인 것이다.

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내용은 허무하기 그지없었다. 실업을 우려하는 근로자들, 기술이 없으니 싼 노동력을 찾는 것만이 살 길이 된 섬유 업체들, 최저 임금 인상은 기정사실이니 섬유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정부의 표피적인 입장만이 오갔다.

기자의 눈에 특히 거슬린 것은 마지막 대목이다. 섬산련이 정리한 섬유산업 육성안에는 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4차 산업 혁명 대응 등의 공허한 ‘말’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고부가 상품 개발은 일부 섬유 대형사의 일이다. 방적, 제직 공장 하나를 짓는데 드는 비용은 수백억원에 이른다. 혁신과 첨단 상품 개발은 실을 개발하고 원단을 직조하는 업 스트림에서 시작된다. 만약 일본이나 이태리처럼 섬유 업체들이 기술 혁신과 고부가가치 개발에 앞장서고 정부 정책이 이를 받쳐줬다면 싼 인건비를 쫓아 해외를 유랑하는 신세는 면했을 수 있다.

문제는 이번 간담회가 이들 규모 있는 섬유업체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흔히들 우려하는 제조 공동화는 이들보다 작은 규모의 절대 다수 생산 업체들이 국내에서 씨가 말라버리는 상황에 대한 우려다.

30인 이하 영세 사업자의 인건비 상승분은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30인 이상 100인 이하의 생산업체가 수두룩하다.

이들이 폐업하거나 해외로 나가 버린다면, 국내 제조 기반은 말 그대로 뻥 뚫린다. 개성공단도 사라지고, 중국 인건비도 급상승하는 마당에 옷을 만들 곳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제조 공동화가 다운, 미들, 업스트림 각 분야에 어떤 파급력을 미치게 될지는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뻔히 보이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업체들이 국내에서 생산할 곳이 없어 전전긍긍한다.

자국 내 제조 기반 없이 섬유 패션의 선진국이 된 사례는 없다. 유럽도 동남아나 중국으로 생산지를 많이 옮겼다지만, 고부가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국 내 제조 기반과 해외 생산의 균형을 유지한다. 일본 역시 매한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혁신을 독려해야 하는 대상과 지원이 우선되어야 하는 대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고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 섬산련이다. 정부 지원금을 포함, 연간 260억원의 예산을 쓰는 섬유패션 최대 직능단체이자 이익단체이기도 하다. 이번 간담회와 관련한 기자의 물음에 섬산련 측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업계를 대변한다는 단체로서, 그 정체성이 의심되는 일이다.

발등에 떨어진 최저임금 파동을 놓고 노조 측이 먼저 해결 방안을 찾으려 나선 이 아이러니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공허한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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