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초 일본 기업 자금 빌려 해외 생산 기지 확보
79년 런칭한 의류, 애슬레저 붐타고 매출 비중 30%로

나이키 공동 창업자 필 나이트의 클리블랜드 고교 시절. 그가 당시 변호사 겸 오레곤주 지역 신문 발행인이었던 부친에게 방학 기간 중 일자리를 부탁했다 거절당하자 부친의 라이벌 회사인 오레거니언을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매일 아침 6마일 거리를 뛰어서 출근해 주요 경기 스코어를 정리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부친의 뜻은 자식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었다지만 필 나이트는 한수 더 뜬 셈이다.

어쩌면 학창 시절의 이런 경험이 ‘저스트 두 잇(Just Do It)‘과 같은 나이키 도전 정신의 초석이 된 것은 아닐까 싶다.

나이키라는 브랜드 네임과 스우시 로고 등이 만들어 진 것은 1971년이다. 64년 블루 리본 스포츠로 출발해 나이키(Nike Inc)로 회사 이름을 바꾼 것은 78년이다.

나이키(Nike)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 승리의 여신 니케 (Ny-Kee)에서 연유됐다. 나이키 로그 스우시(Swoosh)는 니케의 날개를 옆에서 본 모습이다.

스우시 로고는 당시 포틀랜드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중이던 학생 캐로린 데이비슨에게 의뢰해 35달러, 우리 돈 약 3만9,000원을 주고 얻은 작품이다.

당시 필 나이트는 회사 이름을 나이키가 아닌 ‘디맨션 6(Dimention 6)’로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됐으면 현재의 나이키 모습은 크게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회사의 밑그림이 그려져 가는 사이 블루 리본 스포츠는 공동 창업자 빌 바우어만이 디자인한 코르테즈 슈즈의 히트 등과 함께 명성을 얻기 시작했지만 역시 1,200달러로 시작한 영세 자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업 확장 의욕이 앞선 것에 비해 자금난에 허덕이며 금융기관들의 신용 평가도 좋지 못했다.

이때 또 한번 일본 기업의 도움을 얻었다. 일본 무역회사 니쇼 이와이(Nissho Iwai Corporation)로부터 자금 융자를 받게 된 것이다. 71년이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자체 제품을 생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었다.

74년에는 미국 내에도 뉴 헴프셔에 첫 생산 공장을 세웠다.

현재의 아식스 전신인 일본 오니츠카 타이거 런닝화 수입 판매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또 다시 일본 기업의 도움으로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됐던 것은 나이키와 일본 기업과의 묘한 인연이다.

70년대 초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조깅 붐이 일고 나이키 런닝화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74년부터 2년 사이에 블루 리본 스포츠 매출은 3배가 늘어 1,400만 달러, 이듬해에는 두 배가 늘어 2,800만 달러로 껑충 뛰는 호황을 누렸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한국과 대만까지 생산기지를 확장하는 시기였다.

하지만 일본 니쇼 이와이의 자금 지원을 받은 생산기지 확보가 없었다면 나이키가 폭증하는 런닝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72년 영업권 이견으로 오니츠카 타이거와는 결별했다.

필 나이트의 나이키가 첫 의류 라인을 런칭한 것은 회사 이름을 나이키로 바꾼 이듬해인 79년이었다. 지난 2016년 회계연도 중 324억 달러의 나이키 전체 매출 가운데 의류 라인은 30% 비중으로 애슬레저 붐을 만끽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