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7년 06월 23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대표적인 핸드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손꼽히는 조보영 상무.
2천억원 대로 성장한 ‘MCM’, 3년만에 500억원을 돌파한 ‘제이에스티나 핸드백’의 뒤에 그가 있었다.
3년 전 LF로 자리를 옮긴 그는 CD출신 첫 액세서리 부문장으로 사실상의 첫 경영 총괄을 맡았다.
선임 당시에는 ‘헤지스’와 ‘질스튜어트 액세서리’ 디렉터였지만 이후 ‘닥스 액세서리’, 여행 편집숍 ‘라움보야지’까지 총괄을 맡으며 최대 규모의 사업 단위를 이끌게 된 것이다.
조 상무는 “상품과 브랜드의 체질 개선이 영입 목적이었고, 잘 해 낼 자신감도 있었다. 대형사에 존재하는 장벽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오히려 유연한 사고가 가능했고 내부와 외부의 지지가 컸다”고 말한다.
그간의 성과는 뚜렷했다. ‘질스튜어트뉴욕 액세서리’는 세 배로, ‘헤지스 액세서리’는 두 배로 급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조 상무는 “개선을 넘어서는 혁신이 필요했다. 대형사에 속해 있지만 스타트업이나 쇼핑몰과 같이 창의적이고 효율적이며 전문성을 지닌 독립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대기업 시스템과 수준 높은 인적 인프라를 결합시키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케팅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이태원 양복점 젊은 오너부터 한국의 닉 우스터라 불리는 ‘꽃할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콘텐츠를 생산, 각개전투로 SNS에 퍼 날랐다. 덕분에 20~30대 고객 유입이 크게 늘었고 팬덤도 확보했다.
콘텐츠 생산 단계부터 자사몰인 LF몰로 판매가 이어질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고 ‘헤지스 데일리’와 같은 온라인 전용 상품을 집중 개발했다. 온라인 매출은 매년 30%씩 성장했다.
상품 기획에서도 파격이 이어졌다. 액세서리 기획은 보통 연 2회 진행되는데, 조 상무는 성수기, 선물, 입학 시즌 등으로 세분화해‘ 프리 컬렉션’을 진행했다. 선 기획 상품을 매장에 배치해 반응에 따라 물량을 계산해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적중률은 더 높아졌고 ‘완판 없는 잇백’ 전략이 히트를 쳤다.
조 상무는 “실장급 수준의 실력파 디자이너들을 대폭 보강해 MD와 상호 보완하는 시스템으로 재편했다. 소통이되면서 상품이 진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또 속도와 멀티플레이에 강한 쇼핑몰 출신 직원을 채용하면서 업무 스타일 전반을 뒤집었다.
핸드백 시장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요즘에 대해 조 상무는 “일본은 명품과 에코백으로, 국내는 럭셔리와 가성비로 양분화 되고 있다. 결국은 소비자 관점에 따른 상품을 만들어 내고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