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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PP 폐기 ‘최대 피해국은 베트남’
중국 제친 세계 최대 의류·신발 수출국 꿈 깨졌다

발행 2016년 12월 02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미국의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폐기에 따른 가장 큰 피해국은 베트남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지난 5년여 간 미국과 끈질긴 TPP 협상을 벌이며 노동, 환경을 비롯 원산지 규정 강화 등 미국의 강압적 요구를 거의 다 수용했다.


한 가지 희망, 베트남의 경제 핵심 축을 이루는 의류와 신발 대미 수출에 붙어 온 17% 관세가 사라지는 특혜가 주어질 경우 의류·신발 수출의 최강국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였다. 라이벌 방글라데시, 나가서는 중국까지 누르고 세계 최대 의류·신발 수출국이 될 수 있다는 꿈이 있었다.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연안지역 12개국 간의 TPP 협상이 진행 되 오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베트남을 최대 수혜국으로 꼽았다.


유라시아 그룹,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유소프 샥 연구소(Yusoff Shak Institute)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TPP 발효 후 향후 10년간 베트남의 GDP(국내총생산) 성장 11%, 수출 28%, 의류·신발 대미수출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대미 의류·신발 수출이 160억 달러였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오는 2025년 베트남의 대미 의류·신발 수출은 약 240억 달러에 이른다.


TPP 폐기로 베트남은 미국 시장 의류·신발 부문에서만 연간 80억 달러 규모의 기회 시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속된말로 ‘닭 쫒던 개’가 되어버린 꼴이다.


TPP 폐기가 베트남 의류·신발산업 수출에 특히 아쉬운 점은 중국의 비용으로 베트남 수출을 늘린다는 시나리오가 백지화된 점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의류·신발 수출이 160억 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580억 달러. 미국 TPP 협상팀은 이미 중국과 경쟁력 면에서 대등한 수준에 와있는 베트남에 무관세 수입 특혜를 부여하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중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베트남이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때문에 원산지 규정(Rules of Origin)을 강화해 중국의 TPP 무임승차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는데 이 같은 노력들이 없던 일로 되어버렸다.


베트남 섬유의류협회(VITAS)는 지난해 TPP 효과를 기대하며 오는 2020년 베트남의 섬유 의류 전체 수출을 400~500억 달러로 내다봤으나 이제는 판을 새로 짤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에 더해 최근 베트남 경제는 몇 가지 우려스러운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수출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악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 5%대에 머물 전망으로 수출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렸다. 연 초 섬유 의류 수출 300억 달러 초과 달성 목표에서 이제는 280~290억 달러로 기대치를 크게 낮췄다. 또 TPP 폐기와 더불어 지난 몇 년 간 TPP 특수를 겨냥해 러시를 이뤘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현저히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만 기업들의 처신이 약삭스럽다. 대만 최대 기업인 포모사 플라스틱그룹이 미국 플라스틱 공장 시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어 대만 주요 의류 메이커인 에끌라 텍스타일(Eclat Textile), 대만내 세계 최대 신발 제조 하청 업체인 포우 첸(Pou Chen), 또 다른 신발 제조 하청 업체 팽 타이엔터프라이즈(Feng Tay Enterprises)등이 베트남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시안 니케이가 보도했다.


에끌라 텍스타일은 나이키, 언더아머, 코스트코, 제이씨페니 등이 주요 거래 업체다.


이에 더하여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을 현행 월 106~155달러에서 114~166달러로 7.4%인상키로 한 것도 베트남 수출 가격 경쟁력 면에서 새로운 부담이다. 사업 환경이 나빠질 조짐과는 대조적으로 의류 수출 경쟁국 방글라데시, 인도와 인접국 캄보디아 등은 TPP 폐기를 앓던 이가 빠진 듯 반기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에 이은 의류 수출 2위의 방글라데시는 지난 9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도로, 철도, 대규모 산업 단지 조성 등 공공부문 200억 달러를 비롯 약 400억 달러의 투자 지원을 약속 받았다. 방글라데시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체결 의사까지 타진하며 큰 원군을 얻게 돼 베트남의 방글라데시 추월은 요원한 숙제가 됐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트펌프 당선자의 TPP 폐기 선언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 속은 끓겠지만 감정을 억누르고 아시안 국가들과 한국, EU 등 10여개 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놓고 있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양자 무역 협정을 통한 시장 다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이 TPP에 대항해 추진해 온 RCEP(지역 포괄 동반자협정)에도 관심을 표하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구엔 수안 푹 수상이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과 교분을 두텁게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중국해에서의 영토 분쟁, 베트남 국민들의 반 중국 감정 등이 쌓여 있고 교역 면에서도 베트남은 지난해 대미 300억 달러 흑자, 대중국 320억 달러 적자로 미국에서 벌어 중국에 꼴아 박는 형국이다.


때문에 베트남이 중국에 기울지않고 미국을 중시하는 독립 외교노선을 추구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미국 입장에서도 전략적 요충지인 남중국해 바닷길을 중국에 양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길목을 지키고 있는 베트남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미국과 베트남 두 나라 모두의 윈-윈 전략은 두 나라 간 무역협정을 통해 미국이 베트남에 적용했던 TPP 골격을 보완하는 방법일 것이다. 두 나라 모두 양자 간 무역 협정을 표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유세기간 중 외쳤던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이나 45% 수입 관세 적용이 기술적으로도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베트남 무역 협정 체결은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트럼프 신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를 택한다면 베트남은 물론 아시아, 세계 경제가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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