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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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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상생의 오류

 

 

상생이란 단어를 알고는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 실천은 쉽지 않다.

언뜻 생각해 상생은 동급 집단에서 이루어지는 듯하지만 필자의 의견으로 상생은 있는 자가 덜 있는 자에게, 큰 회사가 작은 회사에 손을 내미는 게 그 시작인 것 같다.

그렇다면 더 크게 가진 자가 선한 영향력을 목적으로 호의를 먼저 베풀고 져주기까지 한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상생일까.

상생은 일방적일 수가 없다. 상생의 접점을 알기 위해서는 양측의 객관적 차이 즉, 각자가 자신의 현재 좌표를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

비슷한 소집단이 모여 있는 재래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옆 가게보다 더 많이 팔기 위해 더 싼 가격이나 품질을 내세우며 호객을 하고 경쟁을 한다. 경쟁은 비슷한 사람과 비슷한 업종에서 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상생이란 있을 수 없다.

상생은 두 사람 이상이 주고받는 관계이다.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오류도 생기고 문제점이 누적되어 누군가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런데 항상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상생의 오류는 시작된다. 누군가 잘못을 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해서 그 잘못된 과오나 결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자신이 용서를 구했기에 자신의 과실마저도 사라졌다거나 합리화시켜 버리는 경우를 필자는 종종 본다. 용서에 대한 인정은 피해 입은 쪽의 선택이지 피해를 입힌 쪽이 판단할 수 없다. 일은 그 자체로 사람과 같아서 서운한 결과가 났다면 그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

상생에 대해 홍콩 최고 부호인 리카싱 회장은 “함께 일을 할 때 너무 따지고 드는 사람과는 일하지 말라”고 했다. 그 얘기는 과정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결과치로 받는 게 더 크다면 단점을 얘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호의를 베푸는 자는 자기가 더 베풀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생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가 회사 내 상사와 하부직원의 관계다. 둘은 상생을 넘어선 공생관계이지만 언제든 해체될 수 있는 깊지만 가벼운 관계이기도 하다. 회사라는 조직의 본질은 이익집단이지만 구성원들 각각은 감성적인 사람들이다.

이 감성을 이성으로 매뉴얼화해 이성과 감성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갈 때 회사 조직은 원활하게 기능한다.

하지만 조직이 돌아갈 때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힘을 덜 쓰고, 누군가는 더 쓰게 되어 있다. 그러한 상황이 누적될 경우 힘을 계속 더 쓰는 사람이 상생의 오류를 먼저 느끼게 된다.

흔히들 알고 있는 팔레트 법칙, 즉 어떤 집단이든 20%의 유능한 사람이 80%의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끌고 가면서 조직이 작동한다는 이야기도 내 입장이 되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팔레트 법칙과 같은 이야기는 평가와 보상에서 완벽할 수 없는 경영자들이 가져다 쓰기 좋은 논리일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은, 아무리 가족적인 문화를 자랑하는 기업이라 해도 본질적으로 이익집단이다.

분명한 것은 큰 사람이 더 큰 힘을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객관적 현재 포지션을 제대로 인지해야 상생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각 구성원들이 그것을 제대로 인식할 때 한층 정교한 경영 관리와 목표의 공유가 가능해진다.

기업이 사람을 키우는 일이 점차 ‘미션 임파서블’이 되어가는 세상이다. 하지만 처음 생각한 대로 유지되고 지속하는 힘은 결국 상생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경영자로 살기가 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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