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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디자이너의 패션 칼럼(10)

온라인 플랫폼의 대형화와 소호 브랜드의 생존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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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하향은 ‘제품력 하향’ 또는 ‘대형 시스템화’ 두 가지 중 하나이거나, 둘 다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상 독창성을 갖춘 유니크한 제품이란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비슷한 디자인과 퀄리티의 제품이 빠르게 돌고 돌다 빠질 뿐이다.

지난 칼럼에서 온라인 시장 변화에 따라 소호 브랜드와 유통 플랫폼이 어떻게 서로 관계하며 형성되어왔는지를 풀어봤다. 그중 유통과 공급자 간의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풀어봤다면, 오늘은 공급자의 내부 상황과 현상, 그리고 이것이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려 한다.

온라인 브랜드라 불리는 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동대문의 제품을 소싱하여 온라인에 판매하는 브랜드와, 자체 기획을 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다.

전자의 온라인 브랜드들은 과거 상품력이 없다는 이유로 유통 업계에서 외면을 받아왔지만, 경기 침체로 높은 매출과 브랜드력, 시장성이 부각되며 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점차 이들은 소싱력과 자체 개발 능력까지 갖춰 파워를 올리면서 해외시장 개척을 함께 진행했다.

후자의 경우 젊은 독립 디자이너들이 자원 부족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스킨십이 용이한 온라인 시장으로 진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는 전자와 후자의 경계가 무너지며 기획력과 빠른 반응생산 시스템의 결합이 온라인 브랜드의 중추가 되어 가고 있다. 디자이너를 앞세운 아이콘화는 휴먼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일 뿐, 제품력 자체를 판가름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온라인 시장에서는 오픈 프라이스(가격 공개) 환경이고 채널별로 동일 브랜드가 함께 유통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각 채널의 가격 경쟁력이 곧 매출과 직결된다. 그러나 그 면면을 살펴보면 유통사 측에 중간 이윤조정 보다는 공급사 측의 이윤 조정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방식이 일반적이다 보니, 할인가 자체를 일반 마진율로 측정, 더 높은 소비자가로 초기 출고된다. 결국 원가를 하향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원가 하향은 ‘제품력 하향’ 또는 ‘대형 시스템화’ 두 가지 중 하나이거나, 둘 다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독창성을 갖춘 유니크한 제품이란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비슷한 디자인과 퀄리티의 제품이 빠르게 돌고 돌다 빠질 뿐이다.

얼마만큼 위험성에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기에 시스템은 파편화되어 있고, 모든 단계가 촘촘하고 빠르게 엮여 있다. 예를 들면 기획과 생산이 이틀 이내에, 룩북 촬영은 1주일에 한 번, 판매와 동시 홍보, 3일 이내에 반응이 없으면 그 스타일은 바로 판매 종료, 즉 생산하지 않는다. 온라인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의 구매가 곧 홍보이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상위노출의 경우 구매가 활발히 이루어지며 동시에 소비자의 구매가 많을 경우 상위 노출, 이것이 곧 바이럴로 이어져 브랜드력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이다. 거꾸로 이렇게 뜬 브랜드들이 전통적 미디어에 노출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수적인 미디어의 기능은 점차 약화 되고, 기존의 브랜드 프레젠테이션 방식이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다. 또 자정 기능이 오로지 소비자의 몫이 되고, 사실상 소비자가 어떠한 판단을 취하기 전에 새로운 상품은 눈앞에 다시 등장한다. 동일 공급자가 브랜드 라벨만 바꾸어 같은 방식으로 여러 개의 라벨을 만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하향된 제품력만큼이나, 블랙 컨슈머도 늘어난다.

이것은 현재의 흐름이다. 온라인 브랜드 홍수 속에 누구보다 빠른 수레바퀴를 돌고 있는 공급자들은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있을까. 아니면 불안을 느끼며 과연 다음 지형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확실한 것은 재고율도 줄이고, 판매율도 높였으나 오르지 않는 영업이익률, 이것이 이들의 두통을 유발한다. 유통 대행사와의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 한, 이들은 가격 구조를 더 조정할 수 없다. 공급가 회전액이 크면 클수록 미미한 영업이익률은 바로 직격타를 불러온다. 미디어 상에 미담으로 들리는 매출액의 면면은 속사정을 알 수 없다. 그리고 현재 시스템에 적응할수록 제품력 향상이라는 필요에 무감각해질 것이다.

불과 5년 사이에 큰 해류가 지나갔다. 많은 이들이 포화 상태로 접어든 국내 성장 동력을 해외 시장 진출로 확보한다는 그림을 때늦은 ‘청사진’으로 아직도 들고 온다.

앞으로 관건이 될 키워드를 유통과 공급사가 함께 준비하지 않는다면, 배는 또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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